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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온라인 수업 문제 많다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20.04.1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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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됐지만 곳곳에서 우려했던 문제점들이 현실이 돼 그대로 노출됐다. 지난 9일부터 고3, 중3으로 시작한 온라인 개학이 시행 첫날부터 문제가 많아 보였다. 이어 16일 부터는 중.고 1~2학년과 초등 4~6학년, 20일부터 초등 1~3학년도 순차적으로 개학을 한다.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예상대로 잦은 접속 지연이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온라인 개학은 미래 교육을 앞당기는 교육혁신의 확실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랑처럼 밝혔지만 실은 그게 아니었다. 장관이 서울을 중심으로한 수도권만 보다보니 그런 판단을 했는지 몰라도 실제로 다녀본 결과 우리 지역같은 소도시나 더 시골학교는 그렇지 않다는 걸 눈으로 확인했다.

온라인 수업을 위한 여러 가지 방식의 운영방침이 학교 현장으로 나갔을 것으로 예상은 되나 운영방침이 그리 구체적이지 않았나 보다. 실제로 다녀본 현장에는 ‘콘텐츠 활용형’과 ‘과제수행형’ 둘 뿐이었다. 교육현장에 계신 교장선생님 이하 평교사들도 취재를 한다니까 약간은 부풀려 큰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설명했지만 비판적인 교사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문제는 상당하다.

교사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학생과 상호작용이 안 되다 보니 혼자 수업을 하는 것 같아 다소 당황스럽다는 반응과, 이게 과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고개를 갸웃거린다. EBS 방송을 보라는 것과 뭐가 다른가 싶기도 하다는 일부 교사들은 학생 반응을 하나하나 챙기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토로했다.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특목고뿐만 아니라 일반고 학생들도 쌍방향 수업을 통해 온라인 개학을 했다는 기사도 볼 수 있다. 교사가 칠판에 글을 써가며 화상 수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학교야 문제가 덜하지만 우리 지역의 학교들은 EBS 동영상을 틀어 주거나 유튜브 링크를 안내하는 게 전부다. 학원에서는 공교육의 질이 낮아질 걸 일찌감치 예상하고 온라인 강의를 준비해 성업 중이라는 소문도 있다. 도농간 학교의 디지털 격차가 학력 격차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그러면 지방 학생들은 어떻게 수업을 받고 있을까 보자. 말이 쌍방향 수업이지 속 내막은 과제 제시형 수업이다. 우리 지역을 포함해 지방 학교의 경우 교내 방송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고 개인 교사가 방송을 켤 만한 장비가 없다. 실제 본격적인 수업은 대개 수업 과제가 EBS 수능 강의를 듣고 필기 사진을 찍는 방식, EBS 수능 강의를 듣고 교사가 준비한 형성평가를 푸는 방식이다.

학생간 학습역량의 개인차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해야한다. 실제의 대면 수업이면 하위권 학생에겐 관심을 좀더 기울이며 코치해 줄 수 있지만 온라인에선 이것이 불가능하다. 또 쌍방향 수업은 화상카메라가 있어 교사가 매 시간 학생이 무엇을 하는지 체크할 수 있지만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관리 감독이 없다. 그러다 보니 수강하고 남는 시간에 게임을 하거나, 다른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는 부작용도 발생한다.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말이다.대면하는 수업보다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는 문제점도 안고 있지만 해결책은 현실에서 참 어렵다. 종합해 말하면 온라인 개학은 준비 미달 상태였고 지역별, 습관에 따른 학습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는 말이 맞다. 온라인 개학이 쉬운 일이 아닐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현실의 문제는 예상보다 심각하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일은 아니다. 교육당국에서 좀더 면밀하고 꼼꼼하게 예측 가능한 문제들을 짚고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 시행착오를 하나씩 풀어주길 기대한다. 교육이 백년대계라면 농사의 천수답처럼 마냥 하늘만 쳐다보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도랑물이라도 끌어다 논에다 채워야 튼튼하게 자라고 꽃 피우고 열매 맺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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