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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그냥 자연상태가 좋았을 것을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15.09.1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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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자연 상태로 두면 좋았을 텐데 뭐 할라꼬 그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자양면 충효리 인근에 사는 70대 노인이 충효리 영천댐 상류에 조성된 인공습지를 보고 걱정 스럽게 하는 말을 듣고 곧장 현장을 찾아간 기자의 눈에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 였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생태공원 조성과 시민 휴식공간 제공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18억원을 들여 조성한 인공습지가 준공이후 사람들이 찾은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인공습지 조성 당시 식재된 일부 나무와 야생화는 잡풀에 에워싸여 고사되고 잡풀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당초 목적대로 시민휴식공간 조성을 위해 조성했다면 잘못된 계산인 듯 싶다.

데크와 곳곳에 조성된 연못만 덩그렇게 눈에 들어 올 뿐 습지를 찾았다는 생각보다 삭막감 마저 들었다.

그동안 방치하다 시피한 이곳 습지에 2014년 관리권을 이양받은 영천시는 최근 1억원을 들여 느티나무와 은행나무, 산수유, 고로쇠 나무 등을 심는 습지 조경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 10월쯤 수계기금 2억원을 투입해 습지탐방로 개선 보수공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수자원 공사는 인공습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 특성과 무관한 연꽃, 노랑꽃창포, 줄, 수커렁 등을 심었다.

하천내 복원사업, 인공조경식재 전면 배제 원칙
예산 추가 투입 재검토해야…


하지만 1년이 안된 지금 대부분 말라죽고 그 자리에는 잡풀만 자라고 있다. 생태계 전문가들은 하천내 복원사업은 인공적 조경식재의 전면 배제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았던, 인공습지 조성 이전에도 영천댐 상류에는 자생 식물로 나름대로 장관을 이루었다고 한다.

경남 창녕군 우포늪과 전남 순천만에는 한해 수백만명이 찾고 있다고 한다. 이곳의 공통점은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철저히 보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영천시는 생태와 조경을 동일시 하고 있는 듯 하다.

도심에 나무를 심는 것은 조경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생태보고인 습지는 생태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보전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영천시는 지금 힘에 겨울 정도로 각종 대형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하면서 예산이 부족해 걱정이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리고 있다.

이곳에 또 막대한 예산을 들여야 하는지 검토해 봐 달라는 기자의 생각이 잘못된 것인지 묻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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