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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밭을 가는 농부에게

대한불교 조계종 보현산 호국 충효사 회주 사회복지법인 충효자비원 이사장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24.01.24 16:06
  • 수정 2024.01.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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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에 이어)

그런 이들에게 진리의 친구가 되어주고, 진실한 삶의 방법을 제시해 줄 때 그 공덕은 상대에게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내게 돌아오게 되어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주 진실하게 살아가는 사람, 성실하고 부지런하며, 두루 은혜를 잊지 않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가까이 하고 그러한 사람을 존경하는 것도 복밭에 씨를 뿌리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봉사를 하십시오. 봉사라는 것은 어려운 사람만 돕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사람은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친절하게 대하고 예의를 다하는 것이 봉사입니다. 봉사는 자비의 마음을 그대로 실천에 옮기는 것임을 명심하고 봉사하는 생활로 공덕을 지어야 합니다. 그것이 복밭에 공덕의 씨를 뿌리는 일입니다.
띳사가 공덕을 지었어도 새를 죽이며 살았던 죄업의 대가를 받은 것처럼, 악업의 대가나 선업의 대가는 반드시 돌아오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띳사는 그토록 혹독한 고통이 있었지만 아라한과를 얻어 윤회하지 않는 세상에 들어갔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스스로 고통을 감내하고 부처님처럼 자비를 베풀면서 살면 언젠가는 그 공덕으로 복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기도를 하는 것은 복업의 대가를 받고자 함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봉사를 하십시오. 자비행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십시오. 그리고 내 자녀들에게도 봉사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을 가르치십시오.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나게 하는 기도는 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함께 해야 하는 것입니다.

가꿀 줄 아는 농부
모든 중생들 저마다 이익을 위해
각각 마음속에 하고 싶은 것 따르니
마음속에 바라는 것은 한 가지이나
땀 흘려 노력하는 자만이
그것을 얻으리라.
‘별역 잡아함경’

하루하루를 새롭게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공무원인 맞벌이 부부가 출연하여 아주 평범한 생활을 하는 행복에 대해 말한 적이 있습니다. 딸을 하나 낳고 맞벌이를 하며 살던 부부였는데, 어느 날 남편이 간경화로 시한부 인생이 되었습 니다. 그에게 마지막 희망은 간 이식을 받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아내의 간을 이식할 수 있다는 의사의 소견이 나와 아내는 어렵게 자신의 간을 남편에게 이식하여 주었습니다. 수술 후 아내는 금세 회복되었지만 남편은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거의 절망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곧 아내의 정성을 알았는지 남편도 얼마 뒤 의식을 되찾았고, 뿐만 아니라 간단한 운동과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을 만큼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몇 달 뒤 남편이 퇴원을 하였습니다. 모처럼 가족이 모여 찌개를 끓여 놓고 식사를 하는데, 그 순간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격스러웠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자식과 함께 세 식구가 모여 저녁을 먹는 그 일이 그처럼 특별한 일이 될 줄은 몰랐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끔 가족이 한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는 것이 평범한 일이면서도 얼마나 소중한 행복인가를 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부는 거의 절망적인 상태에서 다시 얻은 행복한 순간이라 그 평범한 생활이 얼마나 소중하고 큰 행복이었는지를 깨달았던 것입니다.
삼재팔난에서 팔난(難)이란 여덟 가지 어려운 재난을 말하는데, 바로 배고픔과 목마름, 추위, 더위, 물, 불, 칼, 병란을 말합니다. 요즘에 배 고픔과 목마름, 추위, 더위로 고생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하겠지만 우리가 여덟 가지 재난에 걸려 있지 않고 가족이 함께 얼굴을 보면서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복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간혹 평범한 것은 싫다면서 늘 특별한 순간만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알고 보면 가장 평범해 보이는 순간이 가장 얻기 어려운 행복입니다. 이러한 것을 깨닫고 그 평범한 행복을 위해 열심히 살아갈 줄 알아야 합니다. 평범하지만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매일매일 새로운 날, 특별한 행복을 만들어 가는 일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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