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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청룡의 해를 맞으며

최병식 편집국장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24.01.0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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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진년, 용의 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아 새 결심으로 결기를 다지는 사람들이 많겠지요. 올해는 푸른 용, 즉 청룡의 해라고 합니다. 청룡의 푸른 기상으로 훨훨 날아올라 나라와 우리 지역도 크게 발전하는 한 해가 되기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소망해 봅니다.예부터 우리는 용을 왕을 칭하거나 절대권력에 비유해 왔습니다. 예를 들면 왕의 얼굴을 용안이라 하고, 왕이 앉는 자리를 용상이라고 했습니다. 바닷가에선 용왕에게 만선과 무사 귀환을 기원했고, 민가에서는 용 그림을 가까이 두고 입신양명과 부귀영화를 바라기도 했지요.

힘찬 용의 해 벽두부터 말하긴 좀 부적절 하지만 우리 경제를 말하자면 희망보다 우려가 많은게 사실입니다. 한국 경제의 중장기 미래가 올해 결정되는데 용이냐 물고기냐의 갈림길에 섰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이 표현하는 올해 우리 졍제의 키워드에는 기로’, ‘용문점액’, ‘살얼음판’, ‘변곡점’, ‘Go or Stop’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용문점액이란 말은 용문아래 물고기가 뛰어올라 그 문을 넘으면 용이 되지만, 넘지 못하면 문턱에 이마를 찧고 떠내려간다는 뜻입니다. 까딱 잘못해 한 발만 삐끗하면 용이 못되고 이무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를 우리 지역에선 꽝철이라고 부릅니다. 꽝철이가 심통을 부리면 가뭄과 흉년이 든다는 이야기도 있지요. ‘용문이란 어려운 관문이라는 뜻인데 그것을 뛰어 넘으면 높은 자리에 오른다 해서 등용문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용에 대한 이야기 몇가지 더 해볼까요. ‘교룡득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용이 물을 만나 힘차게 날아오른다는 뜻입니다. 모두가 용이되어 비상하기를 꿈꾸지만, 세상에는 용보다 용문을 넘지 못한 이무기가 더 많습니다. 새해에는 이무기들도 다시 힘을 얻기를 바라고, 이무기 끼리라도 서로 감싸 안는 넉넉한 세상을 꿈꿔 봅니다.

항룡유회란 말도 있습니다. ‘항룡은 물속의 잠룡에서, 세상에 나오는 현룡’, 비상하는 비룡을 거쳐 이제 더 오를 곳 없는 단계입니다. 하늘 끝까지 올라가 내려올 줄 모르는 용은 언젠가는 후회합니다. 높은 지위에 올라 겸손과 소통을 모르면 실패한다는 뜻이지요. 누구든지 욕심을 부리면 일을 망치니, 시민 앞에 나서서 권력을 부리는 자들이 깊이 새겨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지역의 들을 뽑는 총선의 해입니다. 용틀임을 꿈꾸는 잠룡들은 많은데, 아직도 마음 결정을 못한 부동지대 유권자가 상당수로 보입니다. 누가 좋아서가 아니라 누가 싫어서 다른 이를 찍는 비호감 선거가 나타날 우려도 내비칩니다. 누구는 리스크가 많아서 어려울거라거나, 마땅한 인물이 있느냐부터 뭐라카노 공천만 받으면 다 되는데~’라는 이야기까지 아직은 물밑에서 설왕설래가 많습니다. 중앙정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이지만 꿈틀거리는 변수는 얼마든지 생길 수가 있거든요. 그 결과는 앞으로 남은 석 달여에 달려 있습니다

민주주의 발전에 내가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가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는 팬덤정치는 위험합니다. 그 역으로 투표해봤자 무슨 소용 있느냐는 정치혐오도 도움이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퇴행하는 민주주의를 멈추고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이런 구시대적 사고와 헤어질 결심을 단단히 해야 합니다

푸른 용의 해에는 지역도 대립과 갈등을 넘어서야 합니다. 늘상 말하지만 민주주의는 서로 다른 생각과 이해관계를 지닌 개인과 집단이 갈등과 소통, 협치를 통해 새로운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감으로써 발전하는 것입니다. 또 다양성과 열림의 토양에서 서로 이해와 존중을 자양분 삼아 성장하지요. 극한 대립과 혐오속에서 하는 민주주의는 절대적으로 지속 가능하지가 않습니다. 청룡의 해를 맞아 그저 가정, 지역, 국가, 인류 공동체에 속한 우리 모두가 한해동안 건강하고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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