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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구 10만이 무너진다해도 무덤덤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24.01.0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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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인구가 내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50년 뒤에는 3천만명대 중반이 되며,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인 1700만명은 고령 인구일 것으로 예상한다. 나라 전체의 인구가 내년부터 감소한다지만 우리같은 지방 소도시에 인구가 줄기 시작한 것이 꽤 오래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1인가구 수도 750만으로 전체 가구의 34.5%로 나타나 우리나라 가구 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 이달 초에는 3분기 합계출산율이 0.7명이라는 집계도 발표됐다. 한 세대가 지나면 65%의 인구가 사라지는 수준이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심각한 우리의 이야기다. 영천시의 10만 인구가 무너질 위기다. 지난 연말 기준 영천시의 인구는 10만 212명이다. 지역의 인구 자연 감소율을 감안하면 절체절명의 위기다. 이제껏 심리적 하한선인 10만을 지켜온 것이 지역에 살기좋은 인프라가 있었던게 아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10만을 지키려는 안타깝고 눈물겨운 공직을 비롯한 수면 아래의 노력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것도 정말 한계상황에 다다랐다. 이제까지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온 시민이 검은 상복을 차려 입어야 할 지도 모를 상황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중이라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작 우리 지역이 너무나 조용하다. 마른 걸레를 너무 쥐어짠 탓일까, 자고 나면 인구수가 쭉쭉 빠지는 통계가 나오는데도 더 이상 자극도 되지 않는 듯 모두가 무감각하다. 
무엇보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무덤덤한 반응은 심히 우려스럽다. 뉴욕타임스의 칼럼에서 조차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인구 감소 수준을 능가하는 것”이라고 경고하는데도 눈앞의 정치적 이해만 계산하던 중앙정치권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 사정이 이런데도 지역 정치권이 인구늘리기 피켓 한번 들어본 적이 있었던가. 
그저 돈으로라도 유권자들의 욕망을 건드리고 환심이나 싸 선거에서 불리한 지형을 바꿔보겠다는 욕심으로 꽉 차있고, 일부 욕구들은 카르텔을 형성해 똘똘 뭉쳐있다. 현실이 이러니 지역에 희망의 빛이 비출 리가 있겠는가. 사람들이 떠나고 청년이 지역에 남지 않는 이유가 여기 발 딛고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라는 사실인데 그런 현실을 타개할 생각도 없고,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시정 운영에 책임이 큰 사람들이 이 모양이니 지역 발전을 기대하는 것이 나무에 올라 고기 구하는 일과 같다. 
하지만 절망만 하고 있을 시간이 아니다. 가까스로 지켜온 인구 10만을 행정의 눈물겨운 사투에만 맡겨둬서도 안된다. 분명히 여기에 더해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힘을 보태야 한다. 정치는 명분을 잃는 순간 많은 것을 함께 잃는다. 또 어느 도시인들 시민 참여가 없는 사업이나 정책은 있을 수도 없다. 따라서 지역의 밝은 미래를 바란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시민들의 적극적인 인구 늘리기 참여 의지와 단합된 힘이 관건이다. 한 사람의 열 걸음 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소중함을 실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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