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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제와 청제비, 국가지정 문화재로 승격 움직임”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23.11.2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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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가치 국제학술세미나서 주장… 유네스코 등재 이후 문화상품으로 지혜 모아야 

신라시대 축조된 영천 청제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청제비의 국가지정 문화재 승격을 위한 움직임이 학계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영천시 도남동 산7-1번지에 위치한 청제 및 청제비의 국가지정 문화재로의 승격 및 유네스코 등재 신청 준비를 위한 국제학술세미나가 지난 24일 영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영천시가 주최하고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가 주관한 이날 행사는 ‘동아시아 농업 토목공사 문화유산 청제와 청제비’란 주제로 청제비와 청제에 대해 이해하고, 고대 수리시설과 금석문의 가치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펼쳤다.

먼저 노중국 계명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기조강연을 통해 “한중일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공통점이 논농사인데 농업은 중국에서 시작해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전파됐다”면서 “논농사는 제때 물을 공급하는 것이 필수고 따라서 대규모 저수지를 만들어야 했으며, 그 중의 하나가 청제다”라고 말했다.

노 교수는 또 안풍당을 비롯한 중국의 저수지와 사야마지 등 일본 저수지, 그리고 김제의 벽골제를 비롯한 국내 고대 저수지를 소개하고 청제와 비교하면서 “세 나라의 제방 축조법에서 같은 흐름을 보이는 것이 내를 막아 대규모 저수지를 만든 점과 제방 축조에 부엽공법을 사용했다는 것”이라며 “청제만의 특징이라면 제방 축조의 시기와 과정을 알 수 있는 당시 금석문이 온전히 보존돼 있다는 점과 하나의 비에 앞뒤로 신라인만이 사용한 수리 및 토목관련 다양한 용어들이 시기를 달리하여 기록한 점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병진명 청제비와 정원명 청제비, 그리고 청제중립비 등 세가지 비문 내용을 함께 잘 정리하면 국보 승격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청제의 경우는 제방의 축조방법, 보수의 횟수나 증축여부, 방수 시의 위치와 모양 등을 찾고 저수지 안쪽에 있다고 하는 목통을 찾아내는 작업 등을 추가하면 국가사적 지정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기조강연에 이어 본 발표에는 5명의 석학들이 주제발표를 했다. 먼저 홍승우 경북대 역사교육과 교수가 ‘신라사 속에서의 청제비’를, 김재홍 국민대 사학과 교수는 ‘영천 청제비의 종합적인 분석’, 진성섭 세종문화재연구원장은 ‘영천 청제의 구조와 그 의미’, 이보경 우리문화재연구원 박사는 ‘청제의 토목기술사적 의의’, 오바 시게노부 일본 오사카시 문화재협회장은 ‘고대 농경기술적 관심으로 본 청제의 과제- 일본 관개시스템 분석 사례에서’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3부 토론시간에는 이정근 국립공주박물관장과 정인성 영남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박천수 경북대 고고인류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나서 청제의 특징과 청제비만이 가진 사적으로 승격돼야 하는 이유들에 대해 활발한 종합토론이 펼쳐졌다. 

토론자들은 청제와 청제비가 국가사적이 돼야 하는 이유나 가치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하면서 “청제비의 경우 비문의 형태와 제작법, 나아가 문자를 새기는 방법 등에서 당시 시대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며 “비문 안에 담긴 내용 역시 지역민들에게 관련 내용을 주지시키며 잘 관리하라는 행적적 성격의 준공 기념비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청제는 저수지의 본래 기능을 고려하면 농업 생산량을 향상시키고 농지의 수확량을 높힘으로써 국가 재정을 증가시키고, 백성의 삶을 안정시키도록 하는 기능을 했다”며 “농업사적인 시대별 몽리면적의 변화나 농민들에 대한 연구, 조사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다행인지 불행인지 청제에 대한 발굴조사는 이제껏 단 한번도 없었다”면서 “문화재 승격 신청 이전에 종합정비계획이라도 세워야 하며 과거 원지형과 경작지에 대해 이뤄진 경지정리 작업, 또 공단이 조성된 이후의 수로 배치 등에 대한 조사와 주민들의 삶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제가 신라 당대와 이후 영천 또는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역사적 사실 규명도 중요하다”며 “그런 내용을 포함한 사적 승격을 신청할 체계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그에 따라 일정과 정밀조사, 발굴조사 등을 통해 그동안 드러난 사실들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들은 마지막으로 “사적으로 등재 이후 국가예산이 들어오면 어떻게 이를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의 공감대 형성도 문화재청 평가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사적 지정을 넘어 유네스코 등재 이후에도 공원화 등 문화상품으로 키워 축제를 연다든지 등에 대해 구성원들이 지혜를 모아야 미래 먹거리로 잘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최기문 영천시장과 서길수 청제비국보승격 및 청제사적지정 추진위원장을 비롯한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지역의 청제와 청제비 국가지정 문화재 승격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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