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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마음의 밭을 가는 농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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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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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감 해공

대한불교 조계종 보현산 호국 충효사 회주

사회복지법인 충효자비원 이사장

 

 

이번에 출판하게 된 법문집은 지난 1년간 법상에서 설법한 내용 중에 몇 가지를 간추린 것입니다. 열심히 법문을 듣고, 기도를 하는 불자들을 만날 때마다 뜨거운 구도의 열정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함께 밭을 가는 농부 같은 마음으로 설법의 내용을 분류하여 편집해 보았습니다. 구도의 길에서 행복의 밭을 가는 모든 분들께 감로의 법비가 내려지고 불은(佛恩)이 충만하시기를 축원하오며, 법문을 엽니다.

보현사 도량에서 석해공 합장 (지난호에 이어)

 

명예라고 하는 것은 이름이 난 다는 것인데, 계율은 덕망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므로 이름이 나더라도 나쁘게 나는 것이 아니라 아주 훌륭한 사람으로 이름이 나게 됩니다. 어떤 인물로 명예를 지켜갈 것인가를 생각해본다면 아마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흔히 불교에서는 ‘마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큰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이는 바로 인간이 갖추고 있는 본래의 모습을 올바로 깨닫고 그 모습을 그대로 실천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일깨워주신 가장 큰 것이란 큰 마음만 지니라는 것이 아니라 큰마음을 지니고 그 마음을 실천해야 하는 것, 다시 말해 우리가 실천해야 할 덕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착한 사람이라고 소문이 났다면 그 사람의 마음만 보고 말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착한 마음을 행동으로 나타냈을 때 사람들은 그 착한 행위를 보고 착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에는 반드시 진실이라는 것이 수반됩니다. 그러므로 계율을 잘 지키며 진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아주 훌륭한 덕망과 명예를 얻게 됩니다.

불자들은 기도를 하면서 서로 “공덕을 많이 지으십시오”라는 말을 자주합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지식처럼 이론으로만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그 말씀을 실천해야 하는데, 이를 불교에서는 공덕을 짓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공덕이라는 것은 삿된 마음으로는 지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자신의 마음을 닦아야 하는데 그 닦는 기준이 바로 ‘계율’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불자들은 꼭 계율을 지켜야 하는 것입니다.

한때 파이낸스사 사건으로 사회가 시끄러웠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주머닛돈을 털어서 그 회사에 투자를 했는데, 사장이 그 돈을 개인적으로 마구 사용하고 도피해 많은 사람들이 통곡했던 사건입니다. 삼부 파이낸스사는 거액의 돈으로 영화에 투자를 하는 등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한 것들이 모두 진정한 문화발전과 사회공익을 위한 일이었다면 사장의 명예가 훌륭하게 남았을텐데, 그런 일들은 허울이었고, 결국 그런 허울아래 수많은 사람들의 돈만 긁어모아 개인적으로 썼으므로 불명예라는 오명만이 남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돈이 많다는 것이 존경의 척도가 될 수는 없습니다. 공익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사람은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물질적인 것이 존경의 척도나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사람 사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사람이 사람을 좋아해야 한다는데 있습니다.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해 나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이 바로 계율임을 알아야 합니다.

「대살자니건자경」에 “계는 청량한 못처럼 능히 갖가지 선화(善)를 만든다. 또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능히 악초(草)를 태운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계를 지키는 사람에게는 갖가지 좋은 일들이 생기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그에 따른 결과가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계를 지키는 사람은 악초를 태우고 좋은 꽃이 피어나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여기서 부처님께서 강조하신 보살 오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산목숨을 죽이지 말라. 이는 모든 생명은 존엄하고 평등하다는 것으로, 출신 성분이나 직업에 관계없이, 피부 빛깔이나 종족에 관계없이 신체장애나 남녀에 관계없이 모든 인간은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는 생명의 존엄성을 불자는 굳게 믿고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도둑질을 하지 말라. 성실하게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인간의 귀천은 그 행위에 의해 결정되는 것입니다. 가난하더라도 정당한 노동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귀하지만 청정하지 못한 행위로 부귀를 누리는 사람은 천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셋째, 삿된 음행을 하지 말라. 인간은 도구나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라는 가르침입니다. 스스로 마음과 육신을 청정히 지킬 때만이 욕망으로 인해, 존엄한 인격이 노동의 도구나 성적(性的)도구, 전쟁의 도구로 전락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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