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사설 ] 다시 묻는 영천시 인사의 원칙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23.10.25 16:47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천시가 지난 20일 5급 사무관 8명과 농촌지도관 1명에 대한 승진의결 결과를 발표했다. 인사 발표가 나면 언제나 그렇듯 누군가엔 별의 순간이고, 또 누군가는 아쉬운 상황이 된다. 이번 인사 내용중 가장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 영천시청 개청이래 첫 부부 사무관의 탄생 예고다. 더하여 자매간 사무관 재직도 맞을 분위기다. 여기에는 새로운 승진문화를 시도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의외라는 여론도 높다. 

특히 시민사회는 물론 행정 내부에서 조차 부부공무원이 많이 있었지만 지금껏 전례가 없어 충격과 함께 위화감도 느낀다는 의견이 많다. 이제까지는 부부중 한사람이 사무관이면 배우자가 대상이 돼도 형평성 차원에서 배제했던 것이 관례였다.

이번 승진 의결자의 남편은 현재 시 직속 사업소장으로 근무중이다. 그 역시 몇 년전 당시 10년 가까운 선배 3명을 제치고 전격 승진하는 파격적 인사로 이후 사무관과 4급 국장에 장기 재직하는 혜택(?)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말이 있어 지금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실제로 2000년 이후에 입사한 부부 공무원들은 100여쌍 정도로 수가 많아 그 때쯤에는 부부 과장이라 해도 이해를 하겠지만 아직은 소수인 6~70년대생 부부 공무원중 둘 모두가 고위를 차지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다.

게다가 승진 후보자들 중 근무연수나 연배를 고려하지 않은 부분 또한 아쉽다는 지적이다. 대상자 중 10여년이나 차이 나는 후배가 앞서 승진하면 의욕이 떨어지고 직렬에 따라서는 더 이상 진급할 기회를 박탈당해 동료나 후배들 보기에 민망하고 자존심 상한다며 명퇴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직원들마저 생길 것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퇴직이 몇년 남지않은 직원을 고려해주든지 그것도 아니면 순번을 지켜 다음 승진 대상을 예측가능하게 배려하는 것이 직원들에게 위화감을 덜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1990년대 임용된 직원과 이른바 IMF이후 2000년대에 임용된 직원 사이에는 10년여의 공백기간이 있음에도 주요부서에 전진 배치한다며 앉히고, 먼저 순번에 포함시켜 당사자들도 선배 혹은 동료 공무원들에게 사실상 부담을 느낀다고 한다. 

관례란 깨지라고 있는 것이고, 부부나 자매 사이 사무관 문제를 탓하자는 것이 아니다. 인사에는 어느 정도의 기준과 원칙은 있어야 하고 시민과 직원들 눈높이를 벗어나선 곤란하다. 승진하는데 순번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그만큼 오랫동안 공직에 봉사해 앞선 순번이 됐으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공로를 인정해줘야 한다. 최기문 시장 초창기에는 순번안에 있는 직원이면 순번에 관계없이 승진시켜 당시에 계속 불만 아닌 불만으로 조직 활력이 떨어졌다는 평도 있다.

조직을 원활하게 운영하며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그 조직이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게 만드는 것은 오로지 리더의 몫이다. 역으로 조직을 편의대로 운영한다면 직원들 간에 동료 의식은 없고 개인주의와 불신이 팽배해 그 조직은 얼마 안가 안타까운 지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언제나 인사가 만사다. 

 

 

 

 

 

 

 

 

저작권자 © 채널경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