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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정치인의 본질은 사회문제 해결이다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23.09.2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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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식 편집국장 

참 한심할 정도의 우문이지만 정치란 무었일까. 영국의 유명한 정치학자 버나드 크릭은 ‘정치는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은 다음 달래고 조정해서 타협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정치인도 공감할 것이다. 정치인의 역할은 사회 문제를 두고 갈등의 조정과 문제의 해결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인이 직업이라면, 그 직업의 본질은 또 무엇일까. 앞서 말했듯이 분명히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정치신인 때나 하는 것인지 몰라도 기성 정치인 대다수는 뭔가 생각이 다르다. 자기 자리를 유지하는 자체를 본질로 여기는 듯한 사람이 많다. 지역구 관리나 민원 청취에만 열심인 의원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혹은 자신의 ‘출세’ 자체를 본질로 여기는 것 같게도 여겨진다.

 

화창하고 청명한 가을 날씨에 벼락이 쏟아졌다. 지난해 연말 전액 혹은 일부 삭감됐던 2023년도 영천시 본예산을 놓고 지난 5월의 임시회때 1회 추경에서 기대를 걸었던 상당부분을 영천시의회가 승인하면서 집행기관과 의회 사이의 갈등의 골이 조금씩 메워져 가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앞서 20일 끝난 제232회 임시회에서 의결한 2회 추경을 보면 갈등은 여전하고 먹구름이 가득한 모양세다.

 

영천시의원들에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묻는다. 지금 시민사회에 좀 지나치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 정도면 시민들의 눈을 가볍게 속일거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의회를 향해 정말 ‘대범하다’거나 ‘엽기적’이라는 표현도 나왔다. 의회의 고유 기능이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 정책과 예산의 심의라 해도 시민들 곁에서 민생을 챙기고 어려운 시기에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먹고 사는 문제가 지역의 운명이 걸린 필사의 어젠다가 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는건가. 집행부 공무원들은 겉으론 담담하지만 전전긍긍에 사기는 바닥이다. 

집행부의 충분히 설명과 설득도 그들에겐 우이독경었을까. 다른 목적이 있는걸까. 의회가 뚜렷한 이유없이 이런 화풀이식 권한 남용을 하면 역풍이 불지 않을까. 진작에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 정도까지일지 몰랐다는 반응이다. 영천시와 시의회 사이 굳어진 감정의 골이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시민들 우려가 크다.

시정을 움직이는 두 수레바퀴는 영천시와 의회다. 사실은 관계 개선이라고 할 것도 없이 각자 위치에서 원칙과 정도의 길을 가면 되는 일이다. 지역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자기들 배부르다고 삐걱대기만 하면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고울 리가 없다. 견제와 감시가 고유권한이라고는 하지만 이번처럼 지나친 발목잡기나 도를 넘은 견제는 결국 시민들의 기대와 바람에 대한 배신이다. 

이번 임시회를 통해 의회는 예산을 도구로 권력을 사유화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너 죽고 나 살기’식 힘겨루기 예산 심사보다는 대화와 소통, 협치를 통해 지역발전과 민생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시민들의 일반적 여론에 귀 기울이지 않는 의회를 지켜보며 회기를 거듭할수록 느끼는게 한숨뿐이다. 

입으로만 민생을 돌본다고 할 것이 아니라 행동이나 대안을 내놔야 한다. 

 

소신이나 상식이 없어도 이런 정도의 정치는 본 적이 없다. 의회는 의회안의 병폐부터 걷어내야 한다. 내부 갈등을 여실히 드러내며, 초선의 패기나 재선의 관록은 눈 닦아도 안보인다. 무기력을 넘어 무능만 도드라져 보일 뿐이다. 지금부터라도 지역의 이익을 우선시 해야 하는 지역 정치인으로서 갖춰야 할 진실성과 도덕성, 청렴성, 폭넓은 전문성을 좀 배우기 바란다. 

거듭 강조하지만 정치인의 본질은 사회문제 해결이다. 또 결자해지라고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지역 문제를 쾌도난마로 풀 사람도 정치인이다. 한국 정부가 강제동원 문제에서 일본 정부에 이른바 ‘통 큰 양보’를 해주었듯 민의를 진정으로 읽고 생각한다면 한번쯤 대승적인 결단을 해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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