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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 심한 완산동 고분군 유적 “보호대책이라도…”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23.06.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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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 “안내표지판, 용역 발주 등 기본작업 계획 추진 중” 

골벌국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결정적 열쇠라고 평가되는 영천 완산동 고분군이 날이 갈수록 훼손이 심해 신속한 추가 발굴과 적극적인 보존 및 정비 활용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학계와 시민사회의 요구에도 제대로 된 반응을 보이지 않는 문화재 당국을 향해 더 이상의 훼손을 막을 보호대책이라도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복해서 나온다.

 

완산동 82-2번지와 186번지 일대에는 영천시의 중심 고분군과 성곽 유적이 산재되어 있지만, 이에 대한 보호와 보존 정책이 미비해 심하게 훼손된 상태다. 또 전문가들은 이곳이 과거 군부대와 인접해 학계 관심의 사각지대로 연구가 미흡했던 것으로 본다. 

여기에 더해 땅 소유주의 경작과 개발의지가 강해 지속적으로 훼손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또한 군부대 내부에 조성된 도로와 긴급 발굴조사를 하다 중단된 고분군은 지속적으로 훼손이 진행되고 있어 긴급 현황 조사와 보존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이웃한 골벌국 왕성터에도 유구가 드러난 채 방치되어 있다. 실제로 이곳에는 농경지로 굴착되면서 절단된 단면에서 삼국시대 주거지로 판단되는 유구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영천 일대에 강력한 세력을 구축했다가 236년 신라에 병합된 골벌국의 중심지가 바로 완산동 고분군과 왕성터이다. 여기에서는 2-4세기가 중심 연대인 대규모 취락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되며 고분군에서는 삼한시대의 대형목곽묘가 발견되었다.  

이곳은 1996년 대구교육대학교 박물관에서 처음 지표조사를 해 봉토분 10여기와 목관, 목곽묘의 존재를 학계에 알렸다. 이로써 우리지역 고대문화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후 2011년 무렵에 심한 훼손이 확인되어 그 해 11월 영남고고학회 차원의 대책 호소가 있었고, 2012년 8월부터 12월까지 계림문화재연구원에서 간단한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발굴조사의 성과는 대단했다. 

 

여기서 삼한과 삼국시대 목관묘 2기, 목곽묘 6기, 적석목곽묘 2기, 석곽묘 1기, 봉토분 적석목곽묘 1기 등이 발굴되었다. 또 우각형 파수부호, 유개고배, 대부장경호 등 토기류와 철모, 철겸, 금동제 귀걸이 등 금속류, 목걸이 등 유리와 옥석류 등 총 186건, 1천48점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이때 대형 봉토분 적석목곽묘는 매장 주체부를 발견한 상황에서 조사 예산 부족을 이유로 차후 정밀 발굴조사를 실시한다는 계획만 수립한 채 되메우기를 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올해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한 ‘청제비 국보승격과 청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위원회’와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고고학연구실 등이 꾸준히 유적 훼손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현황 조사 및 문제제기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유적내에서는 동남아시아에서 입수된 홍옥수로 만든 다면옥이 발견됐고, 청색유리제 곡옥과 철부가 인근 임도에서 채집되기도 하였다. 또 굴착된 고분 절단면에는 철부와 토기 파편이 박혀있는 모습이 확인돼 훼손이 점점 가속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정인성 교수는 “완산동 고분과 왕성터는 영천의 역사정체성을 알려주는 심장과도 같은 존재이기에 신속한 훼손상황 파악과 보호·보존을 위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며 “이 유적이 시민들이 오랫동안 향유할 문화자원임을 인식하게 할 프로그램 운영도 필요하며, 이를 위해 문화재 당국과 지자체, 학계와 시민사회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천시 관계자는 “완산동 고분군 발굴사업은 국도비가 지원되지 않아 순수 시비로만 추진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며 “고분은 드러난 것과 드러나지 않은 것까지 합쳐 약 100기 정도로 파악되는데 1기당 발굴비를 최소 5억원 정도 계산해도 전체 약 700~800억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큰 틀에서 계획을 수립해 발굴을 위한 기본 작업을 추진중이다”며 “더이상의 훼손을 막기 위해 이달 안으로 안내표지판을 세우고, 7월에는 발굴을 위한 용역도 발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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