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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갑질 논란에 대한 정치인들의 자세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23.06.1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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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의회 의원의 갑질 논란이 숙지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영천시지부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한 포털사이트에 기초의회 의장 비서로 일하는 사람이 썼다는 갑질 글의 당사자로 지목된 영천시의회 하기태 의장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영천청도지역위원회에서도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비슷한 요구를 했다. 여기에 더해 관련된 기사들에 달린 댓글의 수위도 만만찮다. 심지어 ‘지방의회 폐지’라는 말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이번 사태를 부른 것은 하 의장의 책임이 무엇보다 클 것이다. 하지만 같은 당 소속 의원들의 역할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역 주민들이 이 일에 이토록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것의 이면에는 제9대 의회가 구성되면서 이미 예견이 됐는지 모른다. 돌아보면 의장 선거과정에서부터 갖은 문제를 있는대로 노출시켰다. 이후 7대5라는 우스운 표현아래 집행기관 발목잡기에 나섰고, 시민체전을 비롯한 각 보조단체의 예산을 칼질한 댓가를 치르고 있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도대체 기초의원들을 어떤 자격 기준에 의해 공천했는지 의문이라는 말까지 쏟아낸다.

우리는 갑질을 포함한 직장내 괴롭힘을 두둔할 생각은 없다.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하 의장의 과거 공무원 재직시절 업무 스타일을 놓고는 긍정과 부정이 엇갈린다. 만일 그것이 갑질이라면 마땅히 비판받고 정도에 상관없이 뿌리 뽑혀야 할 폐습이다. 갑질은 반짝 성과는 기대할 수 있겠지만 지속가능한 성과를 바라기는 어렵다. 

요즘 단합을 꺼리고 이기적이라는 지적을 받는 MZ세대와 대화 해보면 그들도 일하는 것 좋아하고, 잘하고 싶고, 회식도 좋다고 한다. 하지만 일방적인 명령으로 일을 시키는 방식이나 상사 비위 맞추며 업무에 대한 이야기하는 회식은 싫다고 말한다.

하기태 의장은 노조의 성명서 발표 다음날인 지난 8일 언론사를 통해 입장문을 냈다. 그는 “의회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지만 그 과정에서 마음 상하신 분들께는 거듭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 일을 계기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오직 영천 발전을 위해 세심한 의정활동에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지난 12일 열린 의회 제231회 임시회 본 회의장에서도 개회사 끝에 “선배 공무원으로서 후배들을 따뜻이 챙기고 배려해야 하는데 소통방식이 세련되지 못해 후배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하 의장은 앞서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하 의장의 이런 해명에도 여론이 들끓는 것은 우리 사회속의 직장갑질이 얼마나 부정적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SNS에 올라오는 글들도 잘못된 점을 즉각 사과하고 이해를 구할 줄 알며, 위기를 극복해 기회를 만들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올바른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아울러 지역 정치인들의 신뢰회복을 위한 무한 책임과 노력을 요구하는데 각성이 필요하다. 그래야 건강한 사회, 건강한 공동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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