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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영천시 1호 영업사원은 누구인가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23.05.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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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식 편집국장 

“국민들 먹고사는 데만 신경 쓰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신조다. 그는 취임 이후 수차례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했고, 세일즈 외교를 펼친다. 지난 2월에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고 굵은 글씨로 적힌 새 명함을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게시한 적도 있다. 밝게 웃는 사진과 함께 “한국 시장은 열려있고 제 집무실도 열려있습니다”라는 글귀도 있다. 윤 대통령은 해외 순방 때마다 자신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고 소개하며, “신발이 닳도록 뛰고 또 뛰겠다. 국무위원들 모두 이 나라의 영업사원이라는 각오로 뛰어 주기를 부탁한다”고도 했다. 

 

사실 장사를 하거나 사기업의 영업파트 일을 해본 사람은 그 일이 세상 더러운 짓이란걸 잘 안다. 남의 주머니 돈을 나한테로 가져오는 일이란게 여간 어렵고 힘들고 때론 수모를 당하는 일도 다반사다. 자본주의 사회에 돈 가진 사람은 갑이고 물건팔아 그 돈을 내 주머니로 옮겨오는 일은 스스로 을이 돼야 가능한 일이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어쨋던 이기려면 혀 곱은 소리는 기본이고 그야말로 간, 쓸개 빼놓아야 가능한 일이다. 

어쩌면 삶 자체가 영업인지 모른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이 가진 자원을 내것으로 가져오려 설득하고 납득시켜야 하는데 그 과정 자체가 넓은 의미의 영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살면서 영업 마인드를 탑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19일 끝난 영천시의회 제23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장은 자리가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유난히 먹고 사는, 또는 돈(예산) 아끼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안으로 낭비를 막고 아껴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밖으로 물건을 팔아 돈을 끌어오는 것도 중요하다. 영천도 사실은 주민들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것임에 틀림없다. 대통령이 그렇듯 자치단체의 수장도 지역민을 남못지 않게 잘먹고 잘살게 하기 위해서 영업사원 역할을 마다하면 안된다. 그런 면에서 영천시 1호 영업사원은 당연히 최기문 영천시장이다.

최 시장이 중앙정부나 도청을 상대로 영업에 나서면 ‘오냐 너왔구나, 선물 많이 줘야지’ 할 것 같은가. 영업사원은 대접받는 사람이 아니다. 먹고 마시며 칙사 대접받는 영업사원은 없다. 내가 얼마나 잘해 상대를 설득시키고 양보를 얻어, 얼마만큼 이익을 챙기느냐는 성적표로 말해야 한다. 오히려 그들의 농간에 놀아나며 호구 잡히는 영업이면 안하는게 낫다. 

우리는 아직 최 시장이 뭔가 뚜렷한 재주나 실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불안하다. 무슨 큰 기업을 유치해 질 높은 일자리를 만들라 주문하는데 감감 무소식이다. 제대로 한번 잘 해보려 해도 무소속 신분으로 거대 당의 견제도 만만찮다. 그 당 사람들의 호응을 얻어내는게 난제다. 협치란게 말로 되는게 아니다. 때론 과감한 양보의 미덕도 필요하다. 유연한 자세로 상대를 대화와 타협으로 설득하는 영업정신이 요구된다.

 

아무리 날고 기는 영업사원이라도 정치판에서 혼자는 어렵다. 아랫사람이나 주위에서 도와주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실적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 최 시장이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려면 공무원들은 물론 견제하는 시의회도 영천의 이익을 위해 한번쯤 화끈하게 도와주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지나친 견제로 주민들 삶이 힘들어지면 공멸이다. 살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 한다. 오죽하면 이웃 영양과 청송이 환경부담 큰 양수발전소와 혐오시설인 여성교도소까지 유치하겠다고 하는가.

서로 협치를 하랬는데 각자 통치를 하겠다고 나서면 어쩌자는 것인가. 세상을 선과 악으로 나누고, 내것만 절대선이라 우기면 되는 일이 없다. 고집만 부리다가 지역경제의 뿌리가 뽑힐 지경이 돼야 정신 차릴텐가. 입만 열면 시민을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말도 신물난다. 지금 시민이 힘들다. 영천 1호 영업사원의 능력을 기대하며 도울 수 있는 것은 적극 도와주는 것도 더 잘 살기위한 한 방법일 수 있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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