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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MZ세대 공무원의 조용한 사표, 무슨 일인가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23.02.2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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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식 편집국장

얼마전 영천시농업기술센터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소통 간담회를 열었다고 들었다. 물론 전직원을 상대로 하는 행사지만 특히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MZ세대(199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공무원을 배려한 교류와 소통의 자리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일을 바탕으로 조직에 새로운 집단지성을 만들고 활력을 불어넣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공무원! 중앙과 지방, 직위를 떠나 임용 자체로 선망의 대상인 시대가 있었다. 그렇다고 한물간 것은 아니지만 직업 자체가 매력있어 상한가를 날리던 때는 좀 지났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렇게 매력있는 자리를 어렵게 공부해 들어갔다 제발로 걸어 나오는 친구들의 숫자가 조금씩 늘어나는데서 그런걸 느낄 수가 있다. 

 

중앙부처의 고시를 통과한 젊은 사무관들 뿐만이 아니다. 지방직으로 지역에 임용받은 사람들도 비슷한 형태를 보인다. 지역엔 약 2%를 넘는 수준이지만 중앙에는 조기 퇴직자가 약 5% 정도다. 

한때는 그렇게 인기가 높아 젊은 청춘들이 인생을 불살라 어렵게 공부한 것을 그 자리에 쏟으려 했는데 ‘본전’ 뽑기도 전에 그만 둔다니 이게 왠말인가 싶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그들의 상사들도 ‘도대체 왜?’라고 의문스러워 한다. 조직에 활력을 넣기 위해 수혈한 ‘젊은 피’들이 얼마 안있고 떠나는 현실은 무엇때문인가.  

 

왜 사표 쓰느냐고 물으면 잘 대답을 하지 않지만 이들의 말을 차근차근 들어보면 처우도 처우지만 관료주의와 보수적인 조직문화에 좌절한단다. 꼰대같은 상사들 밑에 업무 만족도는 떨어지고, 일하고 싶어서 오니까 비효율적 업무 때문에 사업을 검토할 시간도 없다는 것. 그러니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안들고, 누구보다 힘들게 일하는데 ‘철밥통’이라고 바라보는 외부 시선도 서럽단다.

 

경제적인 부분도 물론 해당된다. 일부에선 돈이 다가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시장 경제에서 ‘급여’는 인재 유치의 기본이다. 높은 임금, 좋은 보상 패키지는 개인의 직업 선택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낮은 임금은 결과적으로 취업 경쟁률 하락과 우수 인재를 놓치는 일로 이어지고 해당 기관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 그것은 한 조직의 입사 경쟁률에서 나타난다. 

 

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지난 2013년 74.8 대 1에서 지난해 29.2 대 1로 떨어졌다. 30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게다가 9급 공무원 월급이 거의 최저임금 수준이고 그들의 미래를 보장해줬던 공무원 연금도 과거와 달리 국민연금에 비슷한 수준이란다. 공무원이 막말로 철밥통이라는 신분안정 밖에는 크게 메리트가 없는 게 현실이다.

공직사회가 인재 유치에 실패하고 인력 유출이 심해지면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공무원이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도 안되고 서비스 경쟁력이 떨어지면 결국 피해는 주민들이 입는다. 개인 가치를 중요시하고 급여와 업무 성취도를 통해 만족감을 느끼는 MZ세대들이 봤을 때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더이상 매력적이지 못하다. 

 

이런데서 위기의식을 느낀 정부가 지난달 21일 새로운 공무원 인재상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공무원 채용과 평가, 승진, 보상 등 인사체계를 전면 개편하기로 하고, 면접 때부터 소통과 헌신, 창의 등 자질을 갖춘 인재를 뽑는단다. 시대나 사회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지식이나 기술, 사고와 태도도 무척 중요하다. 

 

공무원의 업무란 딱히 정량화 하기가 어렵다. 서로 다른 업무로 공적 봉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상대 평가를 하는 것도 불합리하다. 참 어려운 숙제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들의 동기부여 차원에서라도 ‘돈’을 포함해 업무 만족도, 효율성 등을 고려해 성공할 수 있는 중장기 계획이 필요해 보인다. 그래야  조직안에서 의사소통 잘하고 디지털 역량을 제대로 갖춘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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