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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과 방송(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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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0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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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과 방송(2)

엣지있는 관점을 잡는 건 작가의 영역이다. 누구나 상상할 수 있고, 으레 그러한 뻔한 이야기는, 작가라면 지어선 안 된다. 

 

독자의 상상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씨줄(명징한 논리적 구성)과 날줄(촘촘한 설명적 구성)을 놓고 그 속에 교훈과 재미와 흥미를 두루 담아야 그게 양식 있는 작가다.

 

이를 기본으로 <산남의진뎐>의 최고 주안점은 ‘단번에 읽히도록 하기’에 두었다. 사업회 측의 이번 스토리텔링 목적은 보다 많은 사람이 산남의진을 알아주기 바라는데 있다.

형식도 상식을 갖추어야 했다. 조 부회장에게 ‘산남의진기념사업회’ 출판사 등록을 제안했다. 기본인데다 상징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출판시스템의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알려줬다.

보조금사업의 앞과 뒤를 설명하면서 실제 소요되는 비용이 얼마쯤 되는지도 알려줬다.

혈세(血稅)를 받아 쓴다는 것은 자금을 용처에 맞게 단순 소진하는 그 이상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 노하우를 모르면 실정을 모르고, 그러면 세금 아까운 줄 모르고 조각조각 배분하는 데 만족하고 말뿐이다. 공금이든 사금이든 돈은 잘 알고 부려야 한다. 

 

<산남의진뎐>은 기획 단계부터 불교방송 홍보를 염두에 뒀다. 이게 작가를 뛰어넘는 기획자의 셈법이다. 혜신 스님을 염두에 두었다. 

산남의진기념사업회장 혜신 스님이 직접 산남의진을 홍보하고, <산남의진뎐>도 홍보해야 제대로 된 그림이다. 작가가 나서는 건, 이 경우엔 작가의 월권이 된다.

나는 일을 할 땐 늘 상식과 근본을 우선한다. 기준점이 명확하면 무리를 않게 된다. 분업화가 잘 되면 뒷일을 도모하기가 쉽다. 공심(公心)이 모아진 결과물은 결과가 대개 좋다.

 

조충래 부회장의 노고는 나도 알고 혜신 스님도 아는 일이다. 이제 [글밥] 손님들도 알게 됐다. 그가 없었다면 <산남의진뎐>은 탄생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아무런 득도 없는 일에 10년 동안 헌신해 온 그의 충심(忠心)과 충심(衷心)에 박수를 보낸다. 억울한 영혼이 실재한다면, 조 부회장에게 가장 큰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연말 정산작업으로 공사가 다망한 중이어서 출판기념회는 생략하자는 말에, 조 부회장은 “국가보훈처 경북남부보훈지청에서 지청장이 나서서 해야 한다고도 했고, 우리에게 필요하기 때문에 유족들 모시고 할 겁니다”라고 했다. 

 

“작가님은 사인회를 준비해 주세요.”

나는 지난주 서울서 만난 혜신 스님께 부탁했다. 

“스님, 동안거 감독 중이라 어렵겠지만, 출판기념회 때도 직접 오시면 좋겠습니다.”

내 머릿속에는 <산남의진> 3년차 사업이 세팅돼 있다. 이번 서울 방문길에 바통을 이을 선수를 섭외해 두었다.

출판기념회 때 강성미 경북남부보훈지청장, 혜신 스님, 조충래 부회장 등 주요 관계자가 모두 모여야 이 선수의, 이 작업을 못박을 수 있다.

내일 방영되는 <산남의진뎐> 대담을 한 번씩 챙겨보자. 방송을 보는 것만으로도 2000여 의사(義士)의 넋을 위로하는 일이 될 것이다. 마음이 동하면 책도 구해보자. 우리들 현재 풍요는 무수한 선배들의 희생의 대가임을 늘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삶이 누군가의 목숨값이라는 웅숭깊은 생각에 다다르면, 범사(凡事)가 감사할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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