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연재소설] 고깔을 쓴다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22.09.07 17:59
  • 수정 2022.09.07 18:00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 자와 죽이려는 자(9)

 

천장 마감재 한 장을 쉽게 떨어져 나갈 수 있도록 주머니칼로 작업한 뒤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가장 최적 의 시간을 틈타 모습을 드러내야만 승산이 있다는 것은 경험에서 얻어 진 노하우였다. 조남철의 발길질이 강사장의 안면을 강타했다.

 

“빠징코와 룸을 넘겨주었으면 불 편한 주먹질은 사전에 막을 수 있었 을 건데 그렇지 않나? 강사장님아. 그랬으면 형님으로 모시고 좋잖아. 이게 뭐야. 원치 않는 주먹질로 피를 부르고 있는 상황이... 해결사 이놈은 온다는 거야. 만다는 거야. 드럼통 하나 매달아서 바다에 던져줄까? 기 다려. 깔끔하게 처리해줄 계획도 다 세워놓았으니.”

옆에 있던 덩치가 밖의 상황을 파 악하기 위해 전화로 묻고 있었다. 전 화를 끊는 것과 동시에 발 빠르게 행 동개시가 진행될 것이다. 조남철은 분을 삭히기 위해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 마감재의 각도와 테이블 각 도를 다시 점검했다.

몸을 웅크려 하 늘로 뛰어오르는 점프에서 땅으로 꺼지는 하강을 위한, 온몸의 세포들 이 살아나고 있었다. “정신 바짝 차리고 잘 지켜!” 덩치의 통화가 끝나자 말자 그 순 간을 노리던 내 발바닥은 무게중심 을 싣고 아래 로 떨어졌다.

마감재가 반 으로 갈라져 먼지와 부스 러기를 만들 어내고 일제 히 천장을 올 려다보는 시 선을 무시한 채 테이블위 에 우뚝 섰다. 이런 자세로 안 착 한 다 는 확신도 없었 지만 실패한 다는 두려움 도 없었다.

케 이블타이로 손발이 묶여있던 뭉치와 강사장의 안구가 튀어나올 정도로 확장되어 있었다. 몸을 날려 이단 옆 차기와 돌려차기로 두 명의 덩치에 게 반격할 기회마저 뺏어버렸다. 곧 경동맥을 눌러 친절하게 기절 까지 시켜주었다.

조남철은 황급하 게 서랍을 열고 권총을 뽑아들었다. 겁에 질린 얼굴이었지만 당당해 보 이려고 어색한 웃음기를 띄고 있었 다. 주저하지 않고 방아쇠를 당길 기세가 살기등등했다.

계산하지 못 한 권총 앞에 피한다는 생각 을 잊고 주저 하고 있을 때 뭉치가 포박된 채 몸을 조남 철 쪽으로 굴 렸다. 테이블 에 부 딪 히 고 그 충 격 으 로 조남철의 중심 이 휘 청 하 며 총알은 허공을 향해 세발 연 달아 격발 되 었다.

가까이에서 들린 총소리는 맵고 짰다. 그렇지만 넋 놓고 있을 상황은 아니었다. 행동반경 안에 조 남철을 묶어두기 위해 빠른 보폭으 로 다가갔다. 옆구리를 향해 끊어 치 면서 약간의 스킬을 응용한 주먹을 돌려 꽂았다.

충격은 두 배로 가해질 것이다. 손에 들고 있던 권총이 바닥 에 나동그라지고 조남철의 안면에 권총자국이 새겨질 정도로 기운차게 고꾸라졌다. 재빨리 회장실 문을 잠 갔다. 주머니칼로 묶여있는 케이블 타이를 끊어주었다.

황천길 문턱에 갔던 강사장이 후 둘 거리는 다리로 간신히 일어섰다. 뭉치는 젊은 기운으로 떡 벌어진 어 깨를 일으켜 툭툭 먼지를 털었다. 강 사장은 더욱 공손하게 고마움을 표 시했다.

“말로만 듣던 가물치선생의 실력 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어 영광입니 다. 지금이라도 조남철회장을 묻어 버리고 싶지만 우리 생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예전부터 내려 오는 영역표시로 이 자리를 마무리 할까 합니다. 칼 좀 빌려주시겠습니 까?”

칼이 강사장에게 건네지자 조남철 의 바짓단을 올려 벼르고 있던 것처 럼 뒤꿈치 힘줄을 끊어놓았다. 아킬 레스건이 잘리자 피가 분출하여 바 닥을 적셨다. 정신을 놓고 있던 조남 철은 통증에 의해 핏발 선 눈동자로 깨어났다. -계속

저작권자 © 채널경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