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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꿈에서 깨어나 눈 뜬 삶을 살자

시름을 덜고 지혜롭게 세상사는 인생상담론(52)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22.04.2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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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에 이어)

그러자 친구는 껄걸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 친구야, 의심하지 말게. 자네가 나를 찾아왔을 때는 자네가 학업에 지쳐있는 것 같아서 내 일부러 모질게 했던 것이네. 자네가 떠나 있는 동안 가족들은 내가 잘 보살폈다네. 이제 자네가 벼슬자리에 올라 돌아왔으니 기쁘기 그지없네.”

 

그제서야 전후사정을 알게 된 그는 눈물을 흘리며 친구의 손목을 꼭 부여잡았습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게 됩니다. 좋은 인연도 있고 그렇지 못한 인연도 만나게 되는 것이 사람의 관계지요. 친구간에도 좋은 인연이 있고, 좋지 않은 인연이 있습니다. 좋지않은 인연관계에 있는 친구와 계속 만나게 되면 옳지못한 길, 삿된 길에 빠지기 쉬우며, 좋은 인연관계 속에서 우정을 나누면 고락을 나누면서라도 바른 길을 가는 지혜도 얻게 되고, 마음 속에 깊이 기쁨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람간의 관계 중에 친구간의 우정은 가볍게 여길 일도, 겉면적으로 이어가야할 일도 아닙니다. 진실한 마음으로 맺어지는 우정이 재산보다 더 소중하다는 의미를 깊이 새겨두어야 합니다.

 

사회에서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사람들을 만나고 다녀야 하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 신뢰가 쌓여야 일을 성취할 수 있는 것처럼 친구관계도 신뢰가 있어야 하고 또한 그렇게 노력해야겠지요.

 

그렇습니다. 공자는 일찍이 인간관계의 기본을 신(믿음)이라고 설파하셨습니다. ‘신’이란 거짓이 없는 것이며, 약속을 지키는 것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성실’이라고 합니다. 어느날 공자의 제자 자공이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식량, 군비, 그리고 사회 속에 성실을 확립시키는 것이야.”

 

“그 셋 중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그것은 무엇입니까?”

 

“군비이다”

 

“그럼 나머지 둘 중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요?”

 

“당연히 식량이지. 인간이 죽음을 피할 수는 없지만 사회에서 성실이 없어진다면 아무런 보람이 없을 테니까 말이다.”

 

이는 인간관계에서는 성실에 근본을 둔 믿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라 하겠습니다.

 

성실에 근본을 둔 믿음이라는 것은 사회에서 필요한 인간관계 뿐만 아니라 허물없이 지내는 친구관계라 할지라도 아주 중요합니다. 따라서 공자는 가까이 해서 도움이 되는 친구는 성실한 사람, 강직한 사람, 교양이 있는 사이라고 좋아하는 사람, 사귀기 좋은 사람, 언변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언변이라고 하는 것을 그럴싸하게 말하는 사람, 실천이 없고 말만 장황하게 하는 사람, 진심이 아닌 말이라도 이익이 된다싶으면 아부하듯이 말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정직하게 진심으로 말과 행동이 같은 사람이 말도 잘한다면 좋겠지요. 그런데 흔히 말과 행동이 다르고 약삭빠르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언변만 좋고 신뢰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라고 하는 것은 서로 어려움이 없을 때는 그 진가를 잘 모릅니다. 그러나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는 어려움이 생겼을 때 알게 됩니다. 그래서 키케로라는 사람도 “큰 어려움에 부딪쳐야 비로소 참된 벗을 알게 된다”고 하였으며, 영웅전을 쓴 플루타르쿠스는 “궁핍한 벗에게 벗이 되는 것은 벗의 가장 큰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잘사는 친구의 집에는 놀러도 잘가고 초청해주기를 바라지만 가난한 친구의 집에는 초청할까봐 은근히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포르투갈의 속담에 “부유한 친구의 집에는 초청을 받았을 때에도 가고, 가난한 친구의 집에는 초청을 받지 않아도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먼저 진실한 마음으로 친구를 사귀고 우정을 쌓으려면 먼저 가난한 친구의 아픔도 함께 해줄 수 있는 친구가 되어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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