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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산남의진역사(山南義陣歷史) 61

무우성기(無憂城記)②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22.04.1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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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격리 사흘째다. 약간의 목감기 기운으로 PCR 검사 후 양성 판정을 받고 10일의 자택 자가격리 명령을 받았다. 증상은 여전히 감기 수준인데 홀로 거주하며바깥출입을 금지당하고 보니 감옥이 따로 없다. 다섯 중에 하나는 감염되는 코로나에 안 걸리는 사람은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치부하는 세상에 다행(?)이라고 자위해야 하나. 스스로 건강관리를 잘 하지 못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으니 미안할 따름이다. 일요일임에도 보건소 검사 현장에 출근하여 수고하고 계시는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내어본다.

 

무성기(無憂城記)

공방(孔方)의 친구에 또 사욕(私欲)이라는 사람이 있으니 그 사람은 남을 유인하기를 잘 하여 단 한 번 보면 모두가 본심을 상실하게 되는 지라.

 

공방이 사욕을 추천하여 승후관(承候官)이라는 요직에 두어서 임금의 눈을 가리고 나날이 요술을 부리니, 천군(天君)이 크게 기뻐하여 국고를 관리하는 요직에 임명하였다.

 

공방은 그로부터 아무 기탄없이 나라 안의 모든 물건과 민간에 수용하는 제반출납에 모두 세금을 징수하기로 결정하였으니, 강물을 먹이는 염소에게도 세금을 받고 바다에 지나가는 햇빛에도 광선세금을 징수하였다.

 

갑자기정치가 크게 혼란하게 되어 심판관(審判官)이 모든 사건에 대하여 굽고 곧은 것을 심판하지 못하고, 채청관(採聽官)이 모든 사실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밝히지 못하게 되었다.

 

민간의 풍속이 날로 퇴폐하고 모두가 이권만 구할 뿐이라 나라 형세는 곧 넘어질 지경이 되었다.

 

그 때에 후원(喉院)의 관리로 직설(直說)이라는 사람이 있어 성품이 충직하더니 천군이속임수에 빠진 것을 차마 볼 수 없어 글월을 올려서 아뢰었다.

 

백성이 있는 연후에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는 연후에 임금이 있는 것이며, 나라의 재물은 백성의 근본이요 백성은 나라의 근본입니다.

 

그 때문에 백성은 재물로써 생명을 삼고, 임금은 백성으로서 근본을 삼는 것입니다. 고로 백성이 부유하면 나라도 부흥하고 백성이 편하면 나라도 편할 것입니다. 지금 공방은 본래 시정(市井)의 물건으로써 철공소에서 출신(出身)하여 저것의 상식은 단지 이권만 취할 뿐입니다.

 

그러므로 제 몸에 유리한 것만 욕심 두고 순전히 임금을 섬길 충성은 없는 것입니다. 그러하온데 그것이 우월한 은혜를 받고 그에 대하여 보답할 생각은 만분의 일도 두지 않은 채, 도리어 착취할 생각만 억 천배나 올려서 임금의 귀를 막고 나라의 권세를 희롱하고 있습니다.

 

저들의 소행이 비록 옛사람의 상업(商業)하는 방법은 잘 배웠을지 모르나 어진 임금의 백성을 사랑하는 그 요령은 없애고 말았습니다.

 

슬프다! 그들이 밖에서 부리는 위엄이 안에 계시는 임금의 자리보다 높고, 그들이 백성을 해롭게 하는 그 해독이 임금이 백성을 사랑하는 그 덕택보다 앞서서가게 되었습니다.

 

그런 관계로 사법(司法)의 관리와 법전(法典), 인선(人選)의 관리들이 모두 그들에게 지휘를 받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그들의 뜻을 거스르면 형법에 부쳐서 감옥에 가두어두고 저희 마음에 맞는 사람들을 전형위원에 추천하여 귀천(貴賤)을 떠나 자리를 바꾼 일이 많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방은 제 아우두 사람을 시켜서 아래위로 참석하지 못하는 자리가 없고, 모든 물건에 관계 않는 일이 없으니 저것들의 행동이 참으로 괘씸합니다.

 

신이 생각하건데, 자고로 그런 간사한 인간들을 신임하였다가 해독을 입어서 망한 나라가 많습니다.

 

()나라는 상앙(商鞅)1)의 법을 쓰다가 민심이 분산되었고, ()나라는 상홍양2)의 정책을 쓰다가 국내의 재산이 탕진되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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