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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아픈만큼 성숙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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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08  12: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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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신과 의사가 했다는 이 말이 가슴을 긁는다. ‘사람 사는 건 별것 없다. 잘 사는 것 같아도 알고 보면 누구에게나 아픔이 있고,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매순간 충실하게 사는 게 최고다.’

내 젊은시절 삶은 아팠다. 실패의 연속.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에 보면 ‘멋진 실수를 해보라. 실수는 자산이다’라는 구절이 나오지만 멋진 실수가 아닌 아픈 실수라 그럴까, 나의 2, 30대 흑역사는 길고 떠올리고 싶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이미 ‘던져진 존재’다. 자신의 외모와 부모(재력)를, 자신의 지능(DNA)을 선택하고 태어난 사람은 누구도 없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의지와 상관없이 신에 의해 던져진 존재인 것이다.

가끔씩 흙수저 금수저 이야기를 하지만 태어나는 지역 또한 운명이다. 개인은 살면서 수저 색깔을 자신의 선택과 노력과 운으로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사는 지역은 그렇지 않다. 내가 선택하기 나름이다. 그러나 사는 지역이 지금 흙수저라고 해서 개인의 운명처럼 실망만 하고 있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 개인이 하기에 따라 수저 색깔을 바꾸듯 구성원들의 선택과 노력, 운세에 따라 얼마든지 지역 발전을 이끌어 금수저로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맨날 앉은 자리에서 ‘구조적·사회적 모순’이라는 허수아비를 공격하면서 모든 것을 남 탓으로 돌린다면 그 사회는 절대로 건강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발전 또한 있을 수 없다.

우리는 몇 달전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냈다. 이 극복의 사례는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시민 모두가 아픔을 딛고 함께 마음과 뜻을 모아 땀 흘려 이루어낸 성과다.


이제 코로나 이후를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전히 지역경제는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고 언제 다시 창궐할지 모르는 감염병의 공포는 우리 이웃 도시들을 넘나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정치도 아픔을 겪고 있다.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두고 자리 배분 합의에 실패하면서 개원 이래 처음으로 의장조차 뽑지 못하고 다음 임시회로 연기한 상황이다.

사람들은 조개에 박힌 모래와 이물질을 진주를 만드는 기적이라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조개 대부분은 그 이물질 때문에 폐사한다고 알려져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중요한 건 먹는 양이다. 독으로 병을 이기는 경우처럼 독성조차 알맞은 양만 먹으면 약이 된다. 그러나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사람을 해친다. 영천시의회도 적당량의 밀당으로 시민들의 인내심과 피로도를 높이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의점을 이끌어 내야 한다. 과유불급이란 말처럼 사람의 마음도 임계점을 넘는 오랜 기간의 갈등은 독으로 내면화 될 수 있다.

시민들도 처음부터 그것을 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힘들게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오는 생명체처럼 의회 민주주의를 정착시켜나가는 한 과정 정도로 받아들일 것이다.


우리는 흔히 노래처럼 아픈만큼 성숙해 진다는 말을 한다. 그렇다. 아픈만큼 성숙한다면 얼마든지 아파야 한다. 그런데 때로 불확실성은 사람의 마음을 황폐하게 만든다. ‘성숙’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기다리는 동안에 혹여 안될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가 우리의 자존감을 파먹는다. 아프기만 하고 성숙하기는커녕 마음만 다치고 황폐해진다면 그건 아니다.

내가 그토록 혼란스럽고, 난폭했던 젊은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지않은 만큼 시의회도 볼썽사나운 모습에 불협화음과 파행으로 길게 끌면서 기대를 저버린다면 주민들의 따가운 눈총과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시의원들이 서로 화합하고 역량을 더 키워 노력해 준다면 우리 지역의 수저 색깔도 그들로 인해 시나브로 금빛으로 변할지 모르는 일이다.

코로나 이후 우리를 아프게 하는 지역의 경제도. 의회를 비롯한 정치계와 시민사회도 아픈만큼 성숙해지면 좋겠다. 그리고 고 김광석의 노래처럼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듯, 뭐든지 알맞아야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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