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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긴급재난지원금을 보는 법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20.05.1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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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그동안 갑갑하게 눌려 지내던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들썩이는 곳에는 꽃과 연초록 빛깔 자연의 유혹이 날로 짙어지고 있다. 하지만 짓눌린 마음을 시원하게 날리고 즐길만큼 우리가 디딘 경제 형편은 그리 녹록치 못한게 현실이다

이런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한시적으로 재정을 지원하는 제도가 긴급재난지원금이다. 이 제도는 무엇보다 코로나 감염병으로 위축된 국민들의 생계 안정과 경제회복 지원을 위하여 주는 현금성 지원이다. 이 돈이 돌고 돌아 침체된 우리 경제가 활성화되고 그동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 일반가계에까지 소득 단절의 틈을 메꾸어 소비를 다시 늘리고 생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영천시는 도내에서 가장 먼저 재난긴급생활비를 모든 시민에게 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앞서 광역 지자체인 경북도가 중위소득 85%까지 지원키로 정했지만, 우리 시는 지원범위를 확대해 중위소득 100%까지 수혜대상을 확대했다. 게다가 토지와 소득을 포함한 일반재산과 자녀소득 등으로 당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던 시민까지 개인별 20만원씩 재난긴급생활비를 지원하게도 했다.

이 긴급재난생활비를 지난 4월 말부터 주민들이 받기 시작했다. 시의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는 일부도 있지만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최대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반영한 듯하다. 이 긴급재난생활비가 마중물이 되어 경제적 충격을 이기는 기회로 전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가도 지난달 26일 ‘한국판 뉴딜’을 거론하듯 그만큼 지금의 경제 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는 반증이다.

그런데 얼마전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4·15 총선에서 통합당이 참패한 것과 관련해 이것을 “정부·여당의 매표용 현금 살포”라며 "포퓰리즘이 앞으로 더 극성을 부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런 해석의 여지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과연 그렇게만 보는게 과연 타당한가 보자.

영천시가 재난긴급생활비를 전 시민에게 확대 지급하기로 했을 때 최기문 영천시장도 "시민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드리고자 많이 고심했다"며 "소득기준 대상에서 제외됐던 시민들에게 이번 지원금이 작지만 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엄밀히 따지면 수혜자들 중에는 그 돈 필요치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음식 끝에 마음 상한다’는 말이 있다. 이화동균(利和同均)이라고 힘든 일도 함께해야 하지만 맛난 것이 있으면 서로 조화롭고 균등하게 나누어야 한다. 민생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전대미문의 재난으로 지역민이 힘에 겨워 한다면 목민관은 이를 결코 가벼이 보아서는 안된다. 긴급재난지원금 이슈를 선점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좋은 예다. 그는 “재난기본소득으로 경기도가 내야 할 긴급재난지원금 예산을 대신한다”며 독자 행보를 보였다. 지도자에게 재난은 위기이자 또한 기회다. 모든 게 혼란스러운 비상시국을 돌파할 리더의 능력을 보여 줘야하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지자체의 수장이라면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승부해야 옳다. 영웅은 항상 난세에 나타나 세상을 구하고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희망을 준다. 길이 막혔을 때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뚫어내는 것이 바로 지도자의 리더십이다. 최 시장이 경상북도와 상의없이 도에서 가장 먼저 재난긴급생활비를 모든 시민에게 지급하기로 하고나서 도로부터 눈흘김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했다. 거듭 말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것을 포퓰리즘적 ‘쩐의 전쟁’이라는 시선으로 보는 것은 타당치 않다. 이것은 침체된 경기를 일으킬 마중물이다. 코로나 시대의 지도자 역시 힘겨운 지역민 곁에 있어야 한다. 그가 무슨 특별한 힘을 가졌거나 평범한 사람이 할 수 없는 능력을 발휘하라는 것도 아니다. 살가운 접촉이 두렵고 인간관계가 소원하여 서로가 고립되려는 이때, 평범하지만 선한 정책으로 지역민들한테 희망을 불빛을 쏘아 올리는 것으로 승부하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 긴급재난지원금도 그런 맥락에서 바라보고 평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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