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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생계위협…혹독한 ‘춘궁기’ 겪는 상인들

영천역에는 삭막감 마저… 시장, 상가 손님 발길‘ 뚝’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20.03.18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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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전10시쯤 찾은 영천역 광장은 코로나 여파로 인해 이용객을 찾아 볼수 없을 정도로 삭막함 자체였다. 학생들의 개강 연기와 이동자제 등으로 역을 찾는 승객의 발길이 뚝 끊어졌기 때문이다. 탑승 출입구 근처에 설치돼 24시간 가동하는 열화상 감지 카메라를 모니터링하는 직원은 승객이 어느 정도냐고 묻는 질문에 말없이 체크리스트를 보여준다.

동대구역 몇시 출발, 영천역 몇시 도착. 그 맨끝부분에 11,9,2 같은 숫자를 적어놨다. 무슨 뜻이냐고 물으니 역대합실로 들어오는 사람, 들어가고 나가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오후 7~8시에는 열차에서 내리는 손님이 조금 있고, 그 이외에는 많으면 10여명이고, 2~3명 내릴 때도 있다"고 했다.

평소 길게 늘어서 승객을 기다리던 영천역 앞에 택시도 법인택시는 없고 개인택시 몇 대 뿐이었다. 손님을 태우기 위해선 서너 시간은 기본으로 대기해야 한다는 게 택시기사의 설명이다. 한 택시기사가 "새벽 5시에 나왔는데 이때까지 6천 8백원 벌었다. 3천3백원 한번, 3천 5백원 한번 두 번 갔다온게 다"라고 말했다.

“매출이 90% 줄었다. 요새는 거짓말도 못한다. DGB유페이 카드내역 조회해보면 다 나올거고 매출액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나온다”고 말하자 또 다른 기사는 “지난 1월에 계약하고 2월에 새차 나와서 등록하고 한달 운행했는데 코로나가 터져 이번달 할부금도 못내게 생겼다. 이번달도 이번달이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렵기는 법인택시도 마찬가지다. 지역의 법인택시 3사는 지난 11일 어려움을 호소하며 40%가량에 대해 영천시에 휴업허가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그날 오후에 찾은 법인택시회사 마당에는 쉬고있는 택시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었다.

지난 16일 오후 1시 영천공설시장. 코로나19 확산방치를 위해 오랜 휴업 끝에 지난 12일 재개장을 했지만 아직 몇몇 가게는 문이 닫혀 있었고 시장안 통로는 한눈에 봐도 손님보다 상인이 훨씬 많다.

노점상 할머니는 가격 묻는 손님이 없는데도 묵묵히 마늘과 파를 다듬고 있었다. 이곳에서 건어물상을 운영하는 이 모씨는 "시장을 찾는 사람이 확 줄면서 매출이 70% 정도 떨어졌다. 코로나 이전에는 시장 거리를 다니는 사람이 지금보다 10배는 많았을거다"면서 "시장이 죽은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점포 영업시간도 많이 단축됐다. 우수, 경칩이 지나면서 해가 조금씩 길어졌지만 시장을 찾는 손님이 없으니 자연히 늦게 열고 일찍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어물상을 운영하는 최 모씨는 "오전 8시에 열던 시간이 이젠 오전 9시, 10시에 열고, 닫는 시각도 오후 5~6시로 종전보다 한두 시간 당겨졌다"면서 "시장을 찾는 손님이 70%는 줄었다. 촌의 어르신들이 집 밖에 나오기를 겁내고 장보는 것을 두려워한다. IMF대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영업자들은 더욱 심각하다. 외식업계가 느끼는 코로나19의 파괴력은 가히 말로 표현이 어려울 정도다. 지역의 외식업계 매출 감소액은 70%정도로 예측된다.

최근 영천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일컬어지는 한신아파트주변 상가.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코로나19 발생한 날부터 손님이 확 줄었다”며 “장사가 너무 안돼 때려 치울까를 하루에도 수십번 한다. 벌기는커녕 식자재값도 못 건질때가 하루 이틀이 아니라 죽을 지경”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통닭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도 마찬가지 고충을 호소했다. 그는 “이 시간이면 홀에 손님이 반이상 차야 하는데 눈에 띌 정도로 줄었다”며 “좀 쉬고 싶어도 요새 같은 때 쉬었다간 손님들한테 오해 살까봐 그러지도 못한다”며 하소연 했다.

자영업자들은 소비침체 속에서 문을 열기도, 반대로 당분간 닫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한다. 이렇다보니 코로나19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책이 하루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미용실을 하는 이모씨는 “코로나로 인해 어느 지역없이 자영업자들 모두가 똑같이 어렵고 힘든 실정이다”며 “임대료 인하 등 지원대책이 절실할 때”라고 언급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지난달 19일 이후 지역 전통시장과 상가들 주변은 지금 도시 전체가 멈춰 선 듯하다.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영천의 2020년 봄은 아직 꽁꽁 언 한겨울 속이다. 상인도, 고객도, 학생도 봄의 평범한 일상을 그저 묵묵히 그리워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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