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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위기를 이기는 법, 우리는 알고 있다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20.03.1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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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소식이 연일 이어지면서 온 국민의 피로도가 극도로 높아지고 많이 힘드시리라 생각한다. 눈뜨면 하루를 코로나 소리로 시작하고 잠드는 시간까지 온통 그 소식뿐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학창시절에 읽은 부조리 소설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가 생각났다.
상황이 딱 지금같다. 전염병이 도시를 폐쇄시키고 나와 내 가족에게도 달려들 수 있다는 공포속에 힘들어하다 끝내 죽음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옆에서 지켜보는 공포. 그리고 휴일도 없이 몰아치며, 언제 끝나겠다는 기약도 없고, 제대로 알려진 치료법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그런 와중에 공포속에서 페스트와 맞서는 이들이 있다. 소설속 장타루라는 인물은 토박이가 아닌데도 마을에 머물면서 의사 베르나르 리유를 찾아가 페스트와 싸우기 위해선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보건대를 조직해야 한다고 말한다. 리유와 타루 이 둘은 질병과 죽음에 맞서 싸우며 이미 창조된 그대로의 세계를 거부하고, 투쟁함으로써 진리의 길을 걸어가려 한다. 카뮈는 소설을 통해 현실이 아무리 잔혹해도 희망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하는 것이 재앙을 이겨내는 길이라는 것, 그것은 인간인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말하려 했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남미지역만 제외하고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운 곳은 어디에도 없다. 대한민국도 초기에는 확진자가 30명 미만에서 잠시 주춤했지만 ‘31번’으로 불리는 한사람 때문에 지난달 19일 이후로 우리 지역을 포함 전국에서 매일 수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위중한 상황에서 지금 사람들의 태도 역시 앞서 소설속 몇가지의 인물 유형으로 나타나 보인다. 온 국민이 지혜를 하나로 모아 코로나19를 퇴치하는 것이 급선무인 중차대한 시기에 이 글을 읽는 독자 당신은 과연 카뮈가 제시한 인물 유형 가운데 어디에 속하는지 묻는다.

재난경보가 최고 수준인 심각단계로 그야말로 지금이 전쟁, 혹은 전쟁에 준하는 엄중한 상황이다. 여기서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이 바로 이 위기를 이겨내겠다는 자신감과 희망이며 그것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우선 개인부터 기본 행동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하기는 기본중의 기본. 외출과 모임자제 등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도 적극 실천해야 할 사항이다. 우리는 반만년의 역사를 이어오면서 무수한 재앙을 슬기롭게 극복해온 민족이다. 지역에도 어려움이나 시련이 닥쳤을 때 그때마다 우리를 지켜온 것도 언제나 이름없는 민초들이었다. 임진왜란때 ‘창의정용군’이 그랬고, 구한말 나라가 무너지는 위기때도 ‘산남의진’이라는 이름없는 의병들이 지역을 지켰다. 가까이는 IMF 구제금융의 힘든시기에 나라경제를 먼저 생각하고 온힘으로 금모으기 하던 사람도 애국심 강한 일반 시민이었다. 매년 겪는 태풍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위기앞에 봉착해 있다.

지역에 마스크가 품귀현상을 일으키고 취약계층에서 마스크 구하기가 어렵다는 소식에 면마스크 제작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과 교육생들의 모습은 천사의 마음 바로 그것이었다. 맨처음 제안한 최기문 시장은 지난 주말부터 연일 현장을 찾아 일손을 돕고 봉사자들을 격려한다. 또한 액수와 형태는 달라도 금품에서부터 방역봉사에 생수와 라면, 마스크 등 다양한 물품으로 도우려는 사람들과 소상공인, 단체들의 릴레이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통큰 기업들의 나눔과 사회공헌 또한 어려움을 겪는 지역사회에 큰 힘을 보태주고 있다. 계속 이어지는 기부행렬과 격려, 응원 메시지에 힘입어 일하는 공무원과 의료진, 그리고 지역의 많은 분들이 힘을 얻는다. 임대료를 깎아주는 착한 건물주나, 휴업으로 힘 보태는 공설시장 상인, 종교인들 역시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하나로 힘과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이 난국을 극복해야 하는 시기다. 이 모든 것이 어려움 속에서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에게 큰 힘을 실어주는 비타민일 것이다. 함께하며 힘을 더하는 모든 시민이 의병이요, 영웅이다.

이런 와중에 힘을 보태기는커녕, 편협한 사고와 근거 없는 주장으로 방역당국과 행정을 폄훼하고 호도하는 행동이나 언사는 자제해야 한다. 일찍이 없었던 비상상황에 지금 모두가 지치고 힘들다. 누구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라면 이 사태가 종식됐을 때 해도 늦지않다. 초딩들도 평상시에는 서로 싸우다가도 학교에 위기가 닥치면 선생님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 우리에게 이기지 못할 위기란 없고 우리는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기는 법을 안다. 우리 모두 겸손한 자세로 마음과 지혜를 모으고, 역경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각오를 매순간 다지고 또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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