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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변화,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19.08.0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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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이라고 들어 보았을 것이다. 개구리를 갑자기 뜨거운 물에 넣으면 뛰쳐나와 살고, 천천히 온도를 올리면 죽는다는 실험에서 유래한 용어로,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중요성을 강조할 때 많이 쓰는 말이다.

대저 사람은 선천적으로 변화를 두려워한다. 변화에 대한 호기심이나 변화를 바라는 마음은 있지만 다가오는 그 변화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은 마음의 변화를 싫어하고, 자세나 행동의 변화를 두려워하며, 상황이나 환경의 변화를 두려워하고, 조직이나 단체의 변화조차 두려워 한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변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개인의 변화도 그렇지만 변화란 어떤 일회성 하나의 사건에 의해 갑자기 변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도 마찬가지로 어떤 특정인 한 사람의 힘에 의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다. 작지만 수많은 일들이 쌓이고 쌓이면 변화가 이뤄진다. 또 몇몇 사람이 아니라 수많은 구성원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이어갈 때 비로소 변화가 가능하다.

지역을 바꾸는 일 또한 이러한 진실이 제대로 적용될 때 가능하다. 취재를 위해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지역 사회의 많은 문제점을 들을 수 있다. 게중에는 대체로 불만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이런 불만이 지나가는 말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데 아쉬움이 컸다. 왜냐하면 그 목소리들이 메아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유형의 무엇으로 만들어져야 변화를 위한 싹이라도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그 싹을 키우면 이슈가 된다.

하지만 우리 지역에서 특정 문제에 대해 하나의 이슈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법 험난한 과정을 겪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예를들어 비록 지역적인 거지만 누가 문제 하나를 지적하면 “니는 뭐그래 사회에 불만이 많노”라며 핀잔부터 준다. 심하면 이념적 잣대를 들이대며 간첩, 또는 빨갱이냐고 몰아 세운다. 민주사회에서 이러면 안된다. 원래 사회적 이슈의 출발점은 한 개인의 문제 제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것이 담론이 되고 정치인은 이것을 이슈화하고, 주민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민주주의다. 요즘 지역 사회에서 펼쳐지는 일련의 일들을 바라보면서 이런 대처방법에 아쉬움이 적지않다. 지역적 특성상 보수의 색체가 강하고 따라서 변화를 두려한다는 것도 어느 정도는 알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뭔가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낀다.

하나의 사례지만 영천시와 도시재생추진체가 하고 있는 실험에서도 다양한 변화의 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런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지역공동체와 상생하는 모습을 보일때 새로운 모델이 나타나게 된다. 불협화음 끝에 재정비된 지역문화특화도시 조성사업도 똑같다. 그것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지역의 재생과 발전을 상상하는 일이다. 돈만 갖다 붓는 미봉책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여론이나 이슈에 반하는 정책결정이라면 바뀔 수 있고 바뀌어야 한다.


돈깨나 있고 말깨나 하는 소수의 목소리가 변화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지역을 바꾸는 일은 시민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지역의 오랜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하나씩 찾아가는 작업이다. 그 과정이 '도시재생'이고 ‘문화재생’이라 할 수 있겠다. 막대한 예산과 사업이 아니라 할지라도 지역공동체와 함께 하는 다양한 사례를 만들고, 이러한 사례들이 도시와 문화재생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변화하는 시대는 쏟아지는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그것을 변화의 동력으로 삼아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21세기는 진짜 '변화의 시대'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 왔지만,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이 정점에 다다르고 있다. 그만큼 우리 세대가 경험하는 변화는 그 깊이와 속도, 넓이에서 가히 혁명적이다. 따라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에 구태의연한 자세로 임한다면 변화의 흐름을 못따라 잡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치열한 경쟁 안에서 앞서가는 대열에 서기는 난망한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변화보다 지금 그대로 안주하고 싶어한다. 특히 기성세대는 더하다. 하지만 현재에 만족하는 사람에게 발전은 없다. 설령 실패로 인해 좌절감과 아픔이 온다 할지라도 변화를 두려워 해서는 안될 일이다. 세상이 변하는데 나만 변하지 않는다면 그건 도태를 의미한다. 바보가 아닌 이상 변화를 두려워 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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