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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세대차이, 세대갈등 그리고 세대통합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19.05.1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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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적 연령 차이에 의해 나타나는 감정이나 가치관의 차이를 세대차이라 한다. 세대차이는 어느 시대에나 늘 있어 왔지만 요즘 젊은이들의 기성세대를 보는 시각은 좀 다른 것같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청년 3명 중 1명은 기성세대가 노력에 비해 많은 혜택을 누렸고, 다른 세대를 배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성세대는 왜 젊은이들에게 이런 평가를 받으며 심지어 원망의 대상이 되기까지 하였을까. 원인이 적확하지는 않지만 기성세대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얻었던 것들을 청년 세대들은 더 큰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지 못하면서 그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6,70년대 고도성장기에 자란 기성세대는 비록 가난했지만 취직할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의 청년들은 일자리도, 결혼도, 내 집 마련도 모두 먼나라의 얘기처럼 들리는 오포, 칠포세대들이다.

사무실 뿐만아니라 모든 삶의 현장에서 세대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혼란을 자주 겪는다는 기성세대의 넋두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언어만 하더라도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진다의 줄임말),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순삭(순간 삭제), 병맛… 조금은 이질적이고 낯선 신조어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언어인 이모티콘과 짤방이 인터넷을 넘어 우리의 일상속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런 말로 이야기하는 젊은 세대의 유행어를 못 알아듣고 '무슨 뜻이냐'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면 세대차이를 넘어 자칫 꼰대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밀레니얼 세대’라고 불리는 80년대 중반 이후에 태어난 젊은 청년들이 사회에 본격 진출하면서 기성세대가 만든 조직문화 곳곳에 파열음이 생기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90년대에 태어난 20대들의 사회 진출이 시작되면서 이런 갈등은 더욱 뚜렷해 지고 있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디지털과 함께 자라난 세대의 아이들. 서구식 개인주의로 무장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세대. 수직적인 우리의 조직문화에 반감을 가지며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소통을 원하는 사람들.

 

이들은 자기가 생각하기에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는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이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반발하며 딱 부러지게 말한다. 한 가족이라고 애사심을 가지라거나 충성심까지 요구하면 무슨 소리냐고 반문한다. 5년 뒤 또는 10년 뒤에 이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는데 무조건 그런걸 강요하지 말라고 거꾸로 요청한다. 이들에겐 더 이상 ‘평생직장’이란 없으며 언제든지 사표를 쓸 생각에 자신감도 충만해 있다.

답답하기는 기성세대도 마찬가지다. 젊은 세대들의 가치관과 일하는 방식이 자신들과 다른 것을 느낄 때마다 야속함을 넘어 당혹스러움을 느낀다. 혹여 부하직원을 격려한답시고 점심도 사주고 퇴근후에 술이라도 한잔 하자고 제안을 했다간 싸늘한 반응에 오히려 자신이 민망해진다. 내가 뭐가 모자라 높은사람과 밥을 같이 먹고 술까지 마셔야 되느냐고 되묻는다. 업무의 연장 같아서 싫으니 ‘너나 많이 하세요’다. 이러니 기성세대는 배신감을 느꼈다고 생각한다.

기성세대들은 회사에 어느 정도 불만이 있어도 참고 다녔지만 지금의 젊은이들은 다니는 회사가 문제가 있다고 느끼면 미련없이 사표쓰고 이직에 나설 태세다. 만일 세대차이로 인한 조직안의 갈등이 늘고, 젊은 직원들의 퇴사가 늘어난다면 기업 입장에서도 결코 도움이 될 것이 없다. 갈등으로 인한 마찰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선제적으로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4차 산업혁명, 디지털화 등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게 될 변화의 방향과 일치하는 교육을 받았고, 이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조건 ‘버릇 없다’, ‘자기밖에 모른다’고 타박만 할게 아니라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없는 것들이 뭘 알아’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실제 이들은 기성세대보다 훨씬 아는 것이 많다. 따라서 꿈꾸는 것조차 사치라고 부르짖으며 좌절하는 청년들에게 기성세대가 이해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이들을 남 탓만 하는 무책임한 젊은이로 봐서야 쓰겠나. 두터워진 계층의 벽에 갇혀 신음하는 젊은이로 봐야 답을 찾을 수 있다. 고도성장기의 혜택을 누린 기성세대가 저성장의 피해자인 젊은이들을 보듬어 달래야 한다. 세대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나 가치관은 확연히 다를 수 있다. 어느 조직이나 공간에서도 소통은 어렵고 힘들다. 하지만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기 위한 세대통합이 필요한 상황이다. 세대간 갈등이 불가피한 것이라면 이 갈등을 건설적으로 승화시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신세대들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자 한다면 작년 연말에 출간되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90년생이 온다>(임홍택)라는 책이 있으니 한번쯤 읽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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