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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최병식 편집국장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18.11.1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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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영천시의회 제195회 임시회 본회의 시정질의에서 조영제의원이 한 발언중에 생각나는 것이 있다. 김영석 전임 시장이 어느 지방신문과의 퇴임 직전 인터뷰에서 미래 100년 먹거리와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 놓고 가는 것같아 기분이 홀가분하다고 했다는 말에 제대로 돼있는게 뭐냐고 묻고 현 시장의 결단을 촉구하는 대목이다.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재임 중에도 온갖 구설수로 교도소 담장 위를 걷듯 곡예를 하더니 퇴임 후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사법당국 의 조사를 받는 신세가 돼 조금은 딱한 심정이다.


 기자로서 우리 지역의 대형 국책사업으로 펼쳐놓은 현장을 뛰어다니다 보면 과연 우리시가 가는 방향이 제대로 목표한 대로 가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전임 시장은 렛츠런파크 영천으로 대표되는 사업부터 굵직굵직한 사업들로 오랫동안 울궈먹으며 3선을 마치고 떠나갔다.


주민의 세금은 얼마든지 퍼주겠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주민들 세금을 눈먼 돈쯤으로 알면 절대 안된다. 렛츠런파크 영천 만든다고 세금 수천억원을 날리고도 우리가 아무 교훈도 얻지 못했다면 문제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러한 문제를 좀더 슬기롭게 해결하는 사회적 합의기구가 필요하고 그 기구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사업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영천을 비롯하여 모든 지자체의 장이라는 사람들이 비슷하지만 과거에는 일을 벌이기만하면 열심히 일하는 사람, 즉 지역의 일꾼으로 평가받고, 지역사업의 실패에 대한 책임이나 비용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는게 공통점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지자체 사업은 지자체 구성원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지방자치단체도 정책에 실패하면 파산할 수 있다는 어떤 전례를 만들어야 한다.


 국책사업이 지역균형에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실효성은 없으면서 국가적, 지역적 비용만 증대시켜 국 민 또는 지역민들의 부담만 증가시키는지 등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수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의도로 선심성 예산을 늘리고 자신의 이익과 지역구 발전을 위해 꼼수로 예산을 증액하지는 않는지를 공익적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 같은 소도시 지방은 국회의원이나 관료보다 지식이나 경험 면에서 더 뛰어난 시민들이 없다는 게 약점이긴 하다. 하지만 현 시대 상황에서는 선출직 공무원의 국민소환 이외에 특정사업이나 정책에 대한 국민소환제도의 도입도 필요한 부분이다. 선심성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예산이나 증액의 신설에 대한 의회 동의권도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


 시정의 주인공이 된 최기문 영천시장의 시정운영을 보면 세상사를 참 쉽게 보는 듯하다. 경쟁지의 동료기자와 나눈 이야기지만 아직 후보자 티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어느덧 운전석에 앉은지 6개월이 가까워지고 있다.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어떠한 액션도 피부에 와닿는게 없다고 시민들은 하소연 한다. 물론 전임자가 벌여놓은 사업들의 뒤치다꺼리가 많을 것이다. 거기에도 아직 이렇다할 역동적인 리더십을 만나보기가 어렵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앞에 두고 마음이 무거울 것이지만 만날 이기는 영화 속 주인공은 현실에서는 없다. 영천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온화하고 뜨뜻미지근한 리더십이 아니라 화끈하고 강렬한 지도력을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1천여 공직자와 10만 시민들의 역량을 한데 결집해 나갈 수 있는 지도력 말이다. 제대로 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조건이 무언가에 대한 해법도 내놓아야 한다. 그 어떤 어려움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고,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들도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줄 때가 되지 않았나. 주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가능성, 즉 속된 표현으로 이제 뭔가 좀 보여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어렵게 오른 자리 누군들 잘해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해야 할 일이 어떤 일인지도 모르고 있다거나 사업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으면 잘될 수가 없다. 세상사 모든일에 100대 0은 없다. 많은 문제가 51대 49이고, 잘해야 60대 40이다. 그 딜레마 속에서 선택을 고민하고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 행정의 수장자리다. 화를 내야할 자리에선 화를 내고, 칼을 빼 휘둘러야 할 시기가 되면 칼을 과감하게 빼들어야 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고 그것을 하기위해 힘든 선거에서 검증까지 받은 사람이다. 혹여 독이 든 성배일지라도 이제 승부사의 기질을 보여줄 시기가 왔다.


 바다가 잔잔할 때 선장은 풍광을 즐기면 되지만, 폭풍이 몰아치는 위기 상황이 되면 앞장서서 배를 진두지휘해야 한다. 작금의 영천은 풍랑에 갇혀있는 상황처럼 중요한 순간이다. 직접 나서서 발벗고 뛰는 리더가 필요한 이유다. 결국 문제의 모든것은 최 시장에게 집약된다. 민심은 언제까지 오래도록 기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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