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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나누미칼럼]중국의 미술품 속 말(馬) 이야기 백락일고(伯樂一顧)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16.07.0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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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경 담나누미스토리텔링연구원 운영실장 대구한의대 마미케어연구소 책임연구원
 

영말(馬)의 조상이라고 생각되는 동물의 화석이 신생대(약 300만년 전으로 추정)의 지층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을 볼 때, 말(馬)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과 함께 한 동물인 것 같다. 오랜 시간 동안 말(馬)이 인간과 함께 살았다는 흔적은 고대 벽화나 문헌, 회화 작품에서 보여지고 있다. 이렇게 말(馬)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인간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우리의 삶에 자연스럽게 함께 하며 문화 속으로 같이 걸어온 것 중 하나이다.

말(馬)과 관련된 사자성어를 찾아보면 대략 100구도 넘는데, 말(馬)과 관련된 성어가 이렇게 많다는 것 또한 말이 인간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되어 지내왔고 문화 속으로 스며들어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중국어에서 말과 관련된 사자성어는 塞翁失馬(세옹지마), 千軍万馬(천군만군), 青梅竹馬(죽마고우), 龍馬精神(원기왕성), 金戈鐵馬(강한 군대), 聲色犬馬(퇴폐적인 생활), 指鹿爲馬(지록위마) 등이 있으며, 한국어에서 말과 관련된 사자성어는 천고마비(天高馬肥), 마이동풍(馬耳東風), 토우목마(土牛木馬) 등이 있다. 이 밖에 말과 관련된 우리나라의 고대 국가기관이나 관련된 어휘들을 살펴보더라도 시대별로 아주 많은데, 이 역시 말(馬)이 그만큼 인간에게 유용하고 밀접했음을 알게 해준다.

중국의 문헌 속에서 말이 등장하는 것을 찾아보면 ≪사기≫, ≪한서≫ 등에서 볼 수 있고, 한국의 문헌 속에는 ≪삼국유사≫, ≪삼국지≫ 등에서 말과 관련된 내용을 볼 수 있다. 이 중 《한서》에 나오는 부분을 살펴보면 “天馬來兮從西极, 經万里兮歸有德, 承灵威兮降外國, 涉流沙兮四夷服”라는 문장으로, 한무제가 크게 기뻐하며 ‘西極天馬之歌(서극천마의가)’를 지어 불렀다고 전한다. 한나라가 높이 친 것은 천마(天馬) 즉, 바로 피 같은 땀을 흘린다는 ‘한혈마(汗血馬)’인데, 이처럼 고대에서 좋은 말의 의미는 전쟁에서의 승리를 가리킬 만큼 중요하고 필수적인 것이다.

한국의 ≪삼국지≫에 나오는 부분인 “不知乘牛馬牛馬晝於送死”라는 문장으로 살펴보면, 그 당시 말과 소를 순장용으로 이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사람들과 가까이 지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중국 미술품 속 말(馬)이 상징하는 바를 진나라(386-411) 때의 작자미상 작품인 <천마도>를 통해 살펴보면, 하늘을 날고 있는 듯한 기상으로 신(神)적 존재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의 천마도와 비슷한 모습으로 바람을 가르며 날고 있는 신 같은 말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고대로 거슬러갈수록 말(馬)은 신과 가까워지려는 혹은 신에게 가는 연결고리로 나타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국책(戰國策)≫에 실린 ‘백락일고(伯樂一顧)’라는 이야기가 있는 백락상마도(伯樂相馬圖)의 말은 “용감”이나 “용맹”을 나타내고 있는데, “충성”의 상징이며, 좋은 말을 얻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대단한 일인지 보여준다. 이 당시의 말은 주로 전쟁용으로 사용되고 있었으므로 좋은 말(馬)을 얻는다는 것은 전쟁에서 승리를 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말(馬)의 모습을 보면 한 쪽 다리를 올리고 주인의 명령을 기다리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고, 이는 곧 명령에 대한 복종을 나타내는 것 같다.
백락일고의 이야기는 어느 날 한 사람이 백락(伯樂)을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저에게 좋은 말이 한 필 있습니다. 이 말을 팔려고 사흘간 아침마다 장에 나갔지만, 눈길조차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언제 한 번 오셔서 제 말을 봐주신다면 섭섭지 않게 사례하겠습니다” 백락은 그 사람을 따라 시장으로 나갔다. 말을 보니 백락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훌륭했다.

그래서 은연중에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고 말이 아깝다는 안색을 감추지 못한 채 자리를 떴다. 이 모습을 지켜본 주위의 사람들이 좋은 말을 몰라봤다는 생각에 앞다투어 말을 사려고 했다. 말 값은 순식간에 껑충 뛰었고 결국 말 주인은 당초 팔려고 했던 값의 열 배를 받고 말을 팔았다. 천하의 명마(名馬)·준마(駿馬)도 알아보는 이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이 백락이라는 인물은 춘추 시대 진나라 목공 때 사람으로, 좋은 말을 잘 알아보는 ‘명마 식별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세상에는 백락이 있어야 비로소 천리마가 나타날 수 있다.” 는 부분은 백락이 좋은 말을 구별할 줄 아는 것처럼 사람도 인재를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이 있어야 인재가 돋보인다는 것을 강조할 때 인용된다.

요컨대, 중국의 말(馬)은 신적인 모습에서 시간이 갈수록 용맹의 상징으로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필수 요인 중의 하나로 나타내어지며, 농경이나 식용으로도 이용되었다. 이처럼 말(馬)은 사람들의 삶에서 운송이나 이동, 식량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문화의 영역인 회화(繪畵)와 조각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동물이다. 특히 신화(神畵)나 민화(民畵)에서는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동물 중의 하나이며, 우리의 삶과 문화 형성에 절대적으로 빠질 수 없고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동물중의 하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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