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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선의 너영나영]인공지능이 몰고 올 재앙과 역습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16.03.2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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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 진 선 논객닷컴 편집인
 

인공지능이 과연 인류에게 축복일까. 신의 영역을 넘보는 것은 아닐까.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4승1패로 꺽은 후 “인공지능 기술은 초기 단계”라고 강조했다. 이는 알파고보다 지적 능력이 뛰어난 인공지능이 곧 등장할 것임을 의미한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10년 후엔 알파 의사·변호사·교수가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인공지능은 강한 지능과 약한 지능으로 나뉜다고 한다. 강한 인공지능은 자아와 독립성이 있고 스스로 진화해 나간다. 영화에서 나오는 인류를 위협하는 수퍼컴퓨터와 ‘터미네이터’ 등이 예다. 강한 인공지능과 인류의 공존 가능성에 대한 영국 옥스퍼드대 닉 보스트롬 교수의 연구는 항상 인류의 멸망으로 끝난다고 한다.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인공지능의 지적 수준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약한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시에 따라 인간과 비슷하게 지적 노동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축적하고 있는 데이터를 상황에 맞게 꺼내서 제시하는 데 그치는 것은 아니다. 알파고가 보여 주었듯이, 경기 중 상대방을 분석해 대응하고 스스로 업그레이드하는 학습능력이 있다.

약한 인공지능은 언론에서도 이미 선을 보였다. 미국의 LA 타임스는 2014년 3월17일 LA에서 발생한 지진 속보를 ‘퀘이크봇’(Quakebot)으로 작성해 가장 빨리 전달했다. 인공지능은 입력된 자료 가운데 뉴스로서 가치가 있는 중요한 이벤트를 추출해 기사를 배열하고 작성한다.

강한 인공지능은 금지하고 약한 인공지능만 개발하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은 착각일 수 있다. 알파고의 승리는 지난 1월 ‘4차 산업혁명의 이해’라는 주제로 열린 다보스포럼을 새삼 돌아보게 한다. 다보스포럼은 ‘인공지능과 로봇이 결합해 자동화가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세계 주요 15개국에서 앞으로 5년 동안 사무관리직과 제조, 예술, 미디어 분야 등의 일자리 710만개가 사라지는 반면 컴퓨터, 수학, 건축 관련 일자리는 200만개 만 창출돼 500만개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그렇다면 10년, 20년 후에는 어떻게 될까. 옥스퍼드대 연구팀도 인공지능시대에는 기존 직업 중 47%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고 한다.

인공지능 시대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큰 걱정거리는 크게 세 가지인 것 같다.

첫째는 일자리를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함으로써 인간이 일자리를 잃는 것이다. 직업을 갖고 노동을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존엄한 삶을 살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인간의 기본권이다.
둘째는 인간지능과 로봇 산업에 거대 자본을 투자한 선진국과 자본가들, 그 구성원들에게만 부가 극심하게 편중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을지도 모른다.
셋째, 약한 인공지능을 개발하면 할수록 강한 인공지능을 개발하려는 유혹이 생길 것이다. 자아를 갖고 스스로 알아서 문제를 처리하는 강한 인공지능이 더 편할 뿐 아니라 더 큰 돈을 벌게 해줄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요즘 지구촌에는 홍수, 해일, 가뭄, 강추위, 폭염이 곳곳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한다. 온난화 탓에 기후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원인은 인류의 무분별한 자연파괴와 화석연료 사용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다. 무분별한 환경 파괴가 자연의 역습과 재앙을 부르듯이 좀더 편하게 살아보자고 개발한 인공지능 역시 역습과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인공지능 개발을 민간 회사에만 맡겨 두는 것은 위험하다. 이번에 이세돌을 꺽은 알파고의 구글 딥마인드와 페이스북에도 인공지능의 바른 사용을 위한 윤리위원회가 설치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 분야를 미래 성장의 동력이자 먹거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인간 본연의 이기심과 탐욕을 제어할 수 있을까. 어려울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 인공지능 강대국에만 맡겨서도 안 된다. 현재 지구 온난화를 규제하고 방지하기 위해 전 세계 국가의 대표들이 유엔기후변화협약 회의를 여는 것처럼 인공지능 남용 방지와 선용을 위한 국제회의를 여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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