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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나누미칼럼] 조선시대 통신장비 - 취타(吹打)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16.03.1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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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수 완 예문관 이사
 

취타는 주장(主將)이 장막에 오르거나 혹은 영문을 열고 닫을 때에 시행하였다. 정조(正操 : 정식 조련)할 때에 대취타(大吹打)를 하는 것은 지휘관과 병사들이 책임구역(信地)으로 돌아오라는 신호이며, 조련을 마치고 대취타를 하는 것은 조련을 종료한다는 뜻이다. 입으로 부는 것을 취(吹)라 하고, 손으로 두드리는 것을 타(打)라 한다.

구설에 “취타는 호적(胡笛)과 나팔 따위를 불고 금과 북 따위를 치는 것으로, 모든 악기를 일제히 일으키는 이름이다.”하였다. 송(宋)나라 가시곡(街市曲)에 이르기를 “숭녕(崇寧) 연간[숭녕은 북송(北宋) 휘종(徽宗)의 연호(年號)로 서기 1102년부터 1106년까지이다.]이래로 내외의 시장 거리에 호적을 불고 판자를 치는 것을 취타라 한다.”고 하였다.

취타를 주장이 장막에 오를 때에 사용하기도 하고, 영문을 열고 닫을 때에 사용하기도 하는 것은 모두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요, 단지 주장의 위엄을 돕기 위한 것이다. 또 책임구역으로 돌아오고 조련을 종료할 때에 시행하는 것은 또한 군사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여 화(和)함을 잃지 않으려는 뜻을 취한 것이다. 영문을 닫을 때에 대취타를 시행하는 것은 명영(明營)을 치겠다는 신호이며, 영문을 닫을 때에 대취타를 하지 않는 것은 암영(暗營)을 치겠다는 신호이다. “사람들이 모두 알게 하는 것을 명(明)이라 하고,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을 암(暗)이라 한다.”하였다.

취타를 한 뒤에 영문을 여는 것은 진영에 으레 시행하는 규칙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때가 있음은 정상적인 규칙을 변경한 것이니, 정상적인 규칙을 변경하게 되면 반드시 징후(徵候)가 먼저 나타나 귀신도 측량하기 어려운 술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육도」에 이르기를 “군의 운용은 그 형상이 일정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라고 하였으니, 바로 이것을 말한 것이다.

소취타(小吹打)를 시행하는 것은 영문을 조금 연다는 신호이니, 주장이 후당(後堂)에 가서 군무(軍務)와 병사들의 정(情)을 응수(應酬)한다는 신호이다. 취타의 대(大)·소(小) 구별은 그 쓰임에 경(輕)·중(重)이 있으므로 이름한 것이다. 말로 답함을 응(應)이라 하고, 일로 주선함을 수(酬)라 한다. 일설에 “응(應)은 답하는 말이요, 수(酬)는 헤아린다는 뜻이다.”한다. 수(酬)는 술 세 잔을 올리는 향음주〈鄕飮酒 : 육례(六禮)의 하나로, 온 고을의 유생(儒生)들이 모여서 읍양(揖讓)의 예(禮)을 지켜 술을 마시던 잔치이다.〉의 숫자이니, 주인이 손님에게 처음 술잔을 올리는 것을 헌(獻)이라 하고, 손님이 주인에게 답하여 올리는 것을 작(酢)이라 하며, 주인이 다시 손님에게 술을 권하는 것을 수(酬)라 한다. 이는 주장이 군정(軍情)의 일을 재량하여 결단할 때에 반복하고 자세히 하기를 마치 주인과 손님이 수작(酬酢)하는 예(禮)와 같이 하여야 함을 말한 것이다.

“주장은 매일 새벽 후당에서 일어나 군무를 헤아려 결재하는데, 일이 끝나면 먼저 판문(板門 : 판자문) 밖을 두드리고 한 차례 취타를 시행하여 군사들이 대기하기 편리하도록 하니, 이것이 곧 영문을 조금 여는 것이다. 병사들 중에 기밀(機密)스러운 군무와 개인사정이 있을 경우 곧바로 후당으로 달려와 주장의 면전에서 아뢰도록 허락하여, 집안의 부자간과 똑같이 스스럼이 없게 하여야 한다. 이때 문을 지키는 사람은 절대로 막지 말며, 다만 병사들이 함부로 들어오거나 적의 첩자가 섞여 들어오거나 또는 청탁하는 일로 들어올 경우에는 일체 중한 죄로 다스린다.”

사(士)는 병사들을 귀중하게 부르는 칭호이다. 성(性)이 동함을 정(情)이라 한다. 공자(孔子)는 “윗사람이 신(信)을 좋아하면 백성들이 정을 쓰지 않는 이가 없다.”고 하였다.
「중용(中庸)」의 희(喜)·노(怒)·애(哀)·락(樂)과 「맹자」의 ‘측은(惻隱)·수오(羞惡)·사양(辭讓)·시비(是非)’는 모두 정(情)이다.

장수가 은혜와 신의로써 병사들을 감동시키지 않으면 병사들이 어느 누가 기꺼이 분발하여 호랑이의 굴로 들어가 팔뚝을 걷어붙이고 호랑이의 수염을 뽑으며, 그 마음을 다하려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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