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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나누미칼럼]공감적 듣기의 마법

  • 채널경북 webmaster@channelkb.co.kr
  • 입력 2016.01.0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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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대 교수 이 갑 진 교수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한 동네에 사는, 여러 고등학생이 나옵니다.

그들은 서로 다른 성향을 지니고 있는데 특히 두 학생(선우, 정환)이 각자의 어머니와 나누는 대화 양상에서 대조적입니다.

선우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끊임없이 말하는 반면 정환은 ‘네, 아니요’로만 대답합니다.

선우와 정환 모두 모범생이며 부모님을 존경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정환의 어머니는 늘 선우의 어머니를 부러워합니다. 그러면 선우 어머니처럼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풀어놓을 수 있도록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상대방이 말을 꺼낼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말을 해보라고 한다면 나오던 말도 도로 들어가 버릴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이 힘든 일을 말해주길 원한다면 “자, 요즘 어때? 뭐가 힘드니? 이야기해 봐.”라는 말로 무턱대고 대화를 시작하면 원하는 대답을 얻기 힘듭니다.
오히려 자신이 요즘 힘든 일을 털어놓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상대방도 자기 이야기를 꺼낼 마음이 생길 것입니다.

대화란 주고받는 것이니 일단 뭔가를 주어야 상대방에게 받을 것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이야기가 시작되었다면 그것을 평가하거나 끊지 말고 충분히 들어주어야 합니다.

마음이 괴로운 사람은 자신의 상황을 말로 털어놓는 것으로도 상당수 그 짐이 덜어진다고 합니다.
굳이 해결방법을 제시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 효과적인 방법으로 ‘공감적 듣기’가 있습니다. ‘공감적 듣기’란 상대방의 말에 공감하며 그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깊이 이해하면서 듣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게 하면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 신뢰감과 친밀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공감적 듣기에는 소극적 듣기와 적극적 듣기가 있습니다. 소극적 듣기는 상대방에게 관심을 보여주며 대화 내용에 집중하는 것과, 그 사람이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반응하고 격려하는 것입니다.
이 정도로만 들어줘도 말하는 사람은 굉장히 힘이 나고 마음의 응어리를 풀 수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간 적극적 듣기는 해당 문제에 객관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상대방의 말을 요약하고, 그 사람의 감정이나 의도를 헤아려 그 말의 의미를 재구성해서 말해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다면 감정이 격앙된 사람의 마음을 풀고 심각해진 갈등 상황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의사소통의 네 영역인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중에서 우리 생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듣기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기 시작하면 자연히 좋은 결과가 따라올 테니, 듣기를 잘한다면 어떤 말을 하는 것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평판을 얻어 인간관계가 좋아지고 갈등을 해소하는 능력을 쌓아 자신의 직업능력을 키울 수도 있게 됩니다.

“입은 하나고 귀는 둘이다.”라는 탈무드에 나오는 메시지나 “모든 사람에게 너의 귀를 주어라. 그러나 너의 목소리는 몇 사람에게만 주어라.”라는 셰익스피어의 명언이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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