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켓(14)곤충생태 공원의 대표적인 조형물로 잠자리동상이 자리 잡기위해 표현봉은 어느 때 보다 신경질적으로 날이 서있었다. 십분 이해하는 마음으로 내 몸도 바빠졌다. 설계도면에 명시한대로 머리와 몸통과 날개와 꼬리부품을 각자 따로 진열해두었다. 거기에 왼쪽부분과 오른쪽부분으로 나누어 헤매는 일없이 신속 정확한 작업공정에 만반의 준비를 갖춰두었다. 조각가는 못미더운지 몇 번이고 확인하고 있었다. 용접팀이 들어왔을 때 작은 공정이라도 필히 자신에게 확인시켜달라고 다짐을 주는 모습에서, 잔망스럽다기보다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는 치밀
얼마 전 1년 만에 모 스님을 만났다. 1년 만에 만난 것은 이 스님과는 성향이 참 안 맞아서 안 볼 생각으로 지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다시 만나게 된 것은 스님을 처음 소개한 분과의 의리 때문이었다. 1년 만에 만난 스님은 다담(茶談)에서 ‘깨친 자’를 입에 올렸다. ‘깨우치면 둘이 하나고, 색도 공이다’는 식의 불교식 관념론을 이리저리 풀어서 이야기했다.내가 물었다. “스님, 하면 깨친 자를 본 적이 있습니까? 스님은 깨친 자입니까? 깨친 자는 어떤 캐릭터여야 합니까?”스님은 자신도 아직 덜 깨친 자라고 한 뒤, 뜬구름 잡는
현수막은 시정을 추진하는 행정이나 업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정책을 홍보해야 하는 정치인들 중 정보 제공이나 단기 또는 이벤트성 홍보를 해야 할 때 주로 내거는 방법이다. 흔히 거리에 나가면 사거리나 번화가의 횡단보도 옆에는 어김없이 현수막들이 잔뜩 걸려 있다. 행정 홍보나 제품 판매 관련 식당 등 자영업자들의 영업을 위해 걸린 것도 있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는 언제나 정당에서 내건 현수막이 차지하고 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대선기간에 사용된 현수막만 1,110톤이라고 한다. 그리고 2023년 1년간 생산된 폐현수막
보장(保障)148)은 마땅히 일천의 치첩(雉堞)149)이 되고 군수(軍需)150)는 먼저 하나의 용당(龍堂)을 만드네남쪽 변방의 조짐은 어쩐지 우리를 침범하려는 듯하건만151)우두커니 서서 나라를 바라보니 스스로 태평함이 길구나”라 하였다.(원문) 花山 在君北五十里 來自普賢山 爲新寧鎭山西厓柳成龍詩 誰向花山欲問田 仙源從此有因緣 諸君借我梯雲路 玉井秋風採碧蓮 紫溪曺龍翰詩 天闢金墉地久藏 關防形勝古無方 山容星拱瞻三角 水勢朝宗向漢陽 保障宜爲千雉堞 軍需先設一龍堂 南邊氛翳寧侵惡 佇見邦家自泰長백학산(白鶴山)152)은 고을의 북쪽 20리에 있으며 화
禹在龍 義士 略歷(우재룡 의사 약력) ④ 山南義陣先鋒將丹陽禹公之墓(산남의진 선봉장 단양우공지묘)禹氏(우씨)의 先世丹陽人(선세 단양인)이니 易東先生(역동선생)의 後(후)라. 曾祖弘哲(증조 홍철) 祖秉圖(조 병도)라. 벼슬하지 않았고 考邦熙武司果(고 방희 무사과)요. 妣晋陽姜氏致龍(비 진양강씨 치룡)의 女(여)로 四二一七(4217) 甲申正月三日(갑신 정월 삼일) 公(공)이 났으니 諱在龍(휘 재룡) 字(자)는 利見(이견) 號(호)는 白山(백산)이라. 弱冠時(약관 시) 위급한 國勢(국세)에 慷慨(강개)하여 南營參校(남영참교)로 들어감이 그
인간의 본성은 무엇일까요. 학창시절 배운 성선설과 성악설 중 어느 것이 맞는걸까요. 철학자들의 오랜 연구에도 아직 정답이 없습니다. 그러는 중에도 인간의 악은 참으로 한결같습니다. 악은 없었던 적도 없었고 약했던 적도 없었습니다. 참으로 한결같이 사악했지요. 그중 소위 ‘가진 자’들의 악은 대놓고 당당했으며 더없이 끈질겼어요. 이런 인간의 악함을 기본으로 보고 그 위에서 사회를 ‘좋게’ 운영해갈 길을 찾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고대 중국의 한비자입니다. 올해 영천시의 화두인 ‘비룡승운’이란 말도 한비자의 ‘난세’편에 나오는 말이라고
날씨가 점점 추워짐에 따라 화재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5만7950건이며, 이 중 겨울(12월~2월)에 발생한 화재가 16,971건으로 30%를 차지했다.발생 요인을 보면 부주의가 54%로 절반을 넘을 정도로 가장 많았고 전기적 요인 22%, 기계적 요인 9% 순으로 뒤를 이었다.그렇다면 부주의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우선 첫 번째로 담배는 꼭 지정된 장소에서만 흡연하여야 한다. 산불뿐만 아니라 주택에서도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가 자주 발생한다. 무심코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4일 전국 92개 지방의회(광역의회 17개, 기초의회 75개)의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필자가 의장으로 있는 경북도의회는 광역의회 중 유일하게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1등급을 달성했다. 제12대 경상북도의회가 개원하고 지난 1년간 청렴한 경북도의회를 만들고자 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기쁘고 자랑스럽기 그지 없다. 예로부터 오늘날까지 공직자에게 ‘청렴’이란 덕목은 끊임 없이 요구되어 왔다. 사회와 국가가 발전함에 따라 이권에 따른 이익의 양상도 다양해지고 부패의 정도도 같이 늘어났다. 이
(지난호에 이어)그리고 나서 환자를 햇볕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나와 목욕을 시키셨습니다.목욕으로 몸과 마음이 깨끗해진 그를 침상에 다시 누이시고 제자들 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비구들이여, 그대들의 마음이 몸을 떠나게 되면 너희 육신은 아무 쓸 모없는 나무토막처럼 흙바닥에 뒹굴게 되리라” 하시며 앞에 소개했던 ‘법구경’게송을 읊으셨습니다.부처님의 법문을 들으며 마음이 편안해진 띳사는 그 자리에서 아라한 과를 얻었고 곧 반열반에 들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의 장례를 직접 주재하신 뒤 사리를 수습하여 안치하도록 지시하셨습니다. 그런
최근 많은 시민들이 풍수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2016년 1월부터 2020년 말까지 약 5년간에 걸쳐 “재미있는 풍수이야기”를 연재 하였는바 독자들의 재요청에 의하여 또다시 풍수지리 전문가 양삼열(楊三烈)교수의 글을 연재한다. 이 글을 통해 올바로 정립된 풍수학문의 전달과 풍수인식에 대한 잘못된 사고 등 풍수전반에 관한 유익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함으로서 애독자 여러분들의 일상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우주공간에는 기(氣)로 가득 채워져 있다. 하늘에는 천기가 있고 땅에는 지기가 있는데 12지
에어포켓(13)거푸집을 만들기 위한 재료는 부위마다 달랐다. 가령 잠자리 배 부분은 10마디로 구성되어 있었다. 가장 흔하고 쉽게 볼 수 있는 잠자리라 어느 정도는 지식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작업에 들어가 보니 막막하기 그지없었다. 표인봉은 곤충 사전에서 잠자리 표본까지 이미 구비하여 만반의 준비를 해두었지만 번번이 시행착오도 발생하였다. 거푸집에 부을 완성도 높은 청동의 비율도 어느 때보다 신중을 기하고 있었다. 인체와 달리 마디선과 무늬 결을 최대한 살리려고 주석과 구리의 강도와 경도 비율에, 새롭게 도전하고 있었다. 사각
어제 아내와 수년 만에 극장 나들이를 했다. 12.12를 다룬 을 봤다. 개봉 후 단숨에 236만 명이 봤다는 화제의 영화. 낮 시간(오후 3시)임에도 만석에 가까웠다.그 점보다 더 신통방통했던 건, 예상과 달리 객석을 채운 다수는 60이 넘은 아저씨 아줌마들이었다는 점이다. 영화를 보고 와 밤에 뉴스를 보니, 을 두고 야당에선 “꼭 봐야 할 영화”라고 하고 여당에선 “아수라 보시라”고 설전 중이란다. 블랙코미디를 보시려거든 부활한 ‘개콘’ 대신 한국정치를 강추한다. 나는 그 많은 아저씨 아줌마들이
우리나라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고, 우리지역은 10만 인구가 붕괴될 위기에 놓여있다. 지난해에도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훨씬 많아 영천 인구는 10만212명으로 줄었다. 2019년 잠시 10만 2천명대로 올랐다가 4년 연속 감소 추세다. 급속한 고령화로 어르신들의 수명이 늘어나는데 비해 태어나는 아이의 수는 인구수를 유지하기에 절대적으로 모자란다.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1960년의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5.95명이었다. 그러던 것이 해를 거듭할수록 감소해, 2000년에는 1.48명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2010년에는 1.23명, 20
노귀령(虜歸嶺)139)은 고을의 북쪽 60리에 있다.(원문) 虜歸嶺 在郡北六十里봉림산(鳳林山)은 고을의 북쪽40리에 있고, 그 아래에 봉림암(鳳林菴)이 있다.(원문) 鳳林山 在郡北四十里 下有鳳林庵평룡산(平龍山)은 고을의 동쪽 30리에 있고, 경주 관산(冠山)140)의 내룡(來龍)이다.(원문) 平龍山 在郡東三十里 來自慶州冠山천장산(天章山)은 고을의 동쪽 30리에 있고, 남쪽으로 삼귀암(三歸菴)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졌다.(원문) 天章山 在郡東三十里 南有三歸庵 今廢마산(麻山)은 고을의 북쪽50리에 있고, 그 아래에 묘각사(妙覺寺)141
해가 바뀌어 2024년 1월도 벌써 보름이 후딱 지나갔다. 올해는 100년 전 보현리 효자를 기리는 효자비를 복원하는 일에 동참하려 한다. 몇몇 분의 도움을 받아 당시의 찬양문도 번역하고 이 지면에 소개한 바도 있다. 「효자 김주헌 공원」조성 발기인대회 및 추진위원회도 구성할 것이다. 어쩌면 이 시대에 충효의 정신을 내세우는 것이 크게 환영받을 일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충절의 고장 영천에서 잊혀져가는 충(忠)과 효(孝)의 정신을 회복하고 지역의 소중한 자산을 복원하고 유지시켜나가는 일은 지역민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싶어 나서본다. 스
청룡의 해 벽두부터 지역에 훈훈한 소식들이 이어져 그저 흐뭇합니다. 지난 3일 부산의 정암장학회에서 영천시장학회에 새해 처음으로 1억 원의 장학금을 기탁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정암장학회는 어떤 곳일까요. 이 장학회 홈페이지에 보면 ‘꿈과 희망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희망이 되고자’ 한다는 글과 ‘우수한 인재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세상을 밝히는 희망이 되어’준다는 글이 있습니다. 또 ‘노력하는 젊은 학생들에게 작은 힘을 보태 그들이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구성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라며 ‘꾸준한 관심으로 장학회를 지켜
이번에 출판하게 된 법문집은 지난 1년간 법상에서 설법한 내용 중에 몇 가지를 간추린 것입니다. 열심히 법문을 듣고, 기도를 하는 불자들을 만날 때마다 뜨거운 구도의 열정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함께 밭을 가는 농부 같은 마음으로 설법의 내용을 분류하여 편집해 보았습니다. 구도의 길에서 행복의 밭을 가는 모든 분들께 감로의 법비가 내려지고 불은(佛恩)이 충만하시기를 축원하오며, 법문을 엽니다.보현사 도량에서 석해공 합장 (지난호에 이어)봉사하는 불자정월에는 신중기도, 방생기도, 지장기도를 많이 합니다. 알게 모르게 사고로 다치
올해(2020년)는 윤달이 있다. 음력 열두 달은 양력 열두 달보다 11일이나 짧다. 그래서 3년에 한 달, 8년에 석 달가량 윤달을 두어 음·양력의 차이를 줄인다. 윤달을 두지 않아 균형이 깨지면 17년 후에는 눈 내리는 오뉴월과 무더운 동지섣달이 생긴다. 그러므로 윤달은 음양력의 균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달이다. 윤달의 의미는 이렇다. 음력에는 년·월·일·시마다 갑자, 을축, 병인, 정묘 등 각각의 육갑이 있는데 윤달은 괄호 밖의 1달이다보니 육갑이 없는 공달(空-)이다. 사람으로 치면 생년월일 중 월(月)의 육갑이 없어 사주
에어포켓(12)표현봉조각가가 일정보다 하루 빠르게 세미나에서 돌아왔다. 당연히 하루 빠르게 출근했다. 약간 들뜬 얼굴로 맞이해주었다.“곤충생태 공원에서 청동 잠자리동상을 의뢰했지 뭐야. 마음이 바빠지니까 한가롭게 세미나를 즐길 수 있나. 하루라도 빨리 작업에 들어가려고 내려왔지. 백호군의 도움이 많이 필요할거야. 생각보다 페이도 쏠쏠해. 각오를 다지는 의미에서 파이팅 한번 하고 눈썹이 휘날리도록 해볼까?”파이팅을 크게 외친 나는 새로 작업할 재료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한쪽으로 밀어놓기 시작했다. 표현봉은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준비한 목
이 편지글에 붙여 라온이 태어난 지 8일째 된 날, 곤히 잠든 모습을 사진에 담고 그 위에 흰 글씨로 지은 시(詩)를 컬러프린트해서 같이 보냈다. (흰글씨로) 우리 라온이(심보통 1979~) 우리 라온이, 심즐거우니는 눈꼬리가 올라가니 한칼하겠고 귀가 뒤로 젖혀져 소신있겠고 미간이 넓어 포용력도 좋겠다. 이마가 넓어 재물복도 많겠고 욕심보도 없어 두루 베풀겠고 입술이 얇아 언변도 청산유수 콧대도 반듯해 한인물하겠구나.이 편지글을 본 라온이 담임선생은 그날 저녁 퇴근 후 장문의 편지를 키즈노트에 써올렸다. 핵심은 “교사로 있으면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