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관 식작가 에어포켓(3)표현봉 조각가의 작업실은 두 정거장 떨어진 곳에 음악다방과 나란하게 붙어있다. 칠십 평 집세가 부담스러워 분할임대로 나란하게 이웃이 되었다. 방음시설이 구비된 벽으로 차단했다고 하지만 쏠쏠하게 음악소리가 작업실로 새어나왔다. 작업에 거슬린다며, 예민한 표현봉은 처음에 즉각적으로 다방으로 뛰어갔다. 그런데 그를 맞이한 마담을 본 뒤 모든 것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기로 작정했다고 한다. 꼭 한번 조각에 도전하고 싶은 분위기와 몸매와 눈매를 가진 마담을 보고 깎은 배처럼 순해졌다고 했다. 첫날 출근한 내게 이런 이
한 관 식작가 에어포켓(2)갑자기 밖이 소란했다. 뒤척이다가 겨우 잠든 낮잠이어선지 신경질적으로 눈을 떴다. 여자의 비명과 거듭되는 손찌검소리가 들려왔다. 소리의 방향은 옆집 같았다. 아무리 아웃사이더로 살아가고 있지만 내게도 정의감은 살아있다고 믿었다. 철썩, 살갗에 닿는 매질소리가 날 때마다 여자의 비명은 울부짖고 있었다. 슬리퍼 한쪽을 신는 둥 마는 둥 옆집 현관문 앞에 섰다. 낮잠을 방해해서 깼을 때는 바위기둥도 쓰러뜨릴 기세였는데 막상 문 앞에서는 오금이 저려왔다. 식은땀이 흐르면서 숨이 막혀왔다. 돌아설까 망설이고 있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살아있는 것들에겐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먹고 사는 문제다. 사람도 부모의 보호를 받는 어린애가 아니라면 젊거나 늙음에 상관이 없이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 사회 초고난도 ‘킬러문항’인 저출산의 해법은 양질의 일자리에서 찾아야 한다.전문가들은 합계출산율이 2.1명이 돼야 현상유지가 가능하다고들 말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명이었고, 올해는 더 떨어져 0.73명에 근접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말 이대로 가다간 곧 0.6명대가 될 거라는 관측이 전혀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부유하고 선진국일수록 어려움에 놓인 사람에게 사회복지는 필수다. 복지는 개인의 삶의 질은 물론 사회질서와 안녕을 유지, 증진하는 핵심요소다. 그렇지만 복지란 아무리 꼼꼼하게 챙긴다 해도 다수의 사람을 완벽하게 만족시키기란 어렵다. 더구나 주거나 의료, 교육, 일자리 등 빈곤층의 생계문제를 비롯해 전분야에 걸친 공공복지 부분은 매번 한계에 부닥치기 일쑤다. 정부와 사회가 복지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취약한 계층에 복지를 펴 완전한 만족을 이끌어 내기는 어렵다. 완벽한 만족을 이끌지 못하
오는 19일부터 제21회 영천한약축제가 한의마을 일원에서 21일까지 열린다. 모든 지자체가 앞다투어 여는 축제가 그렇지만 봄, 가을에 많이 몰려 있다. 따라서 다른 지자체보다 앞서가기 위해서는 작은 것 하나까지 소홀함이 없어야 하고, 전 시민적 의지와 열망을 모아 축제를 성공적으로 해내야 한다. 특히 축제를 주관하는 관계자들의 역할은 축제의 흐름을 이끄는 핏줄과 같아서 한치의 착오도 없이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어떤 축제를 봐도 그 안에는 남의 눈에 크게 띄지 않으면서 축제장 뒤에서 동분서주하며 축제를 묵묵히 성공적으로 이끄는 숨은
한 관 식작가 육교(8)“신상이 공개될 우려 때문에 확인되지 않는 분에게, 함부로 성함이나 전화번호를 말씀드리지 못합니다. 직접 오셔서 정식적인 절차를 밟아주십시오.”경찰관 말에 의기소침해져 통화를 끝냈습니다. 아무튼 아내의 정의감 덕분에 루트 바 가운데 차 지붕이 찌그린 채로 다시 일상에 젖어 들어갔습니다. 미경이라는 궁금증도 많이 옅어진 어느 봄날, 초여름처럼 더웠던 퇴근 시간에 시원한 캔 맥주를 떠올렸습니다. 묶음으로 된 캔을 사기위해 집근처 마트에 들렸습니다.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고 주차장 벤치에 앉아 졸리기도 했지만 무심하
최병식 편집국장 ‘호모 모빌리쿠스’(Homo mobi-licus)는 휴대폰을 분신처럼 지니고 다니며 생활의 일부가 된 현대의 새로운 인간형을 말한다. 휴대폰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감하니 막강 파워에 포섭된 듯한 느낌이다. 이제 휴대폰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기기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조명하고 아카이빙하는 자아 대체수단으로 자리 잡았기에 없어서는 안되는 물건이 됐다. 휴대폰의 대중화로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반대로 기다림의 미학을 잃고, 진정한 의사소통의 핵심
양 삼 열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불교문화대학원 교수풍수지리학 박사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송능리 산 53-4번지에 가면 풍양조씨의 시조인 조맹의 묘가 있다. 조맹은 태조왕건의 요청으로 70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전투에 나가 공을 세워 개국공신이 되었으며 이름을 하사 받고 벼슬은 문하시중에 이르렀다. 본관은 풍양으로 후손들은 시조이후 실전된 족보를 정리하며 시조의 세거지였던 풍양을 본거지로 삼았다고 한다. 그들은 안동김씨와 함께 조선 후기 세도 정치의 주역으로 숙종 대에서부터 대사헌과 판서,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 등 많은 관료
최병식 편집국장어딜 가도 주 69시간 이야기다. 그렇지 않아도 비혼을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은 마당에 이게 비혼장려정책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과연 주 69시간제는 무엇인가.정부가 최근 일할 때는 일하고 쉴 때는 자유롭게 쉬는 문화를 만든다며 1주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하도록 하는 내용의 근로시간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주 52시간까지만 일하게 하는 현재 노동시간 관리 단위를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핵심은 1주일 단위로 돼 있는 노동시간의 칸막이를 터서 일이 많을 때는 1주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한 뒤 나중에
최병식 편집국장지난주 중앙 언론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것은 정순신 변호사 이야기다. 검사 출신인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과거 문제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지 하루 만에 낙마한 소식. 아들이 고등학생때 저지른 학교폭력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2차 가해성 소송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민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히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으로 보지 않는다. 보기에 따라 고위 법률가인 검사 아버지가 지위를 이용해 징계취소 소송에다, 가처분을 이어가며 소송으로 피해 학생을 교묘하게 괴롭히고 농락한 성격이 짙다
한 관 식작가 욕조(8)욕실에서 나왔을 때 미주는 작정한 듯 술을 마시고 있었다. 결혼하기 전보다 많이 달라진 행동이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것 또한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남편에 대한 죄책감일수 있고, 같이 있는 이 상황이 자신을 설득하고자하는 방법일수 있었다. 가령 커진 웃음과 동작에서, 담배와 술에서, 좀체 쉽게 열리지 않는 섹스까지 낯선 한사람으로 만들어 거리감을 두게 했다. 그러려면 연락이나 하지 말든지 아무튼 내게 미주는 무차별적으로 혼란을 가져오게 만들었다. 정확히 말해 조심스러웠다. 다른 남자와 결혼 후, 흔들리는
원감 해공대한불교 조계종 보현산 호국 충효사 회주사회복지법인 충효자비원 이사장 (지난호에 이어) “음, 그렇게 하자. 내 잠시 보구를 업신 여기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 마음이 미안하구나.”이렇게 말한 후 좌장은 집으로 돌아와 집안 식구들 뿐만 아니라 동네 사람들 모두가 절짓는 일을 도와주도록 일렀습니다. “평소 절하나 짓는게 소원이라고 말하더니 잘됐군.”마을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착한 보구를 도와 주러 갔습니다. 그런데 좌장집 머슴 중 가장 기운이 센 큰 머슴만 빠져있었습니다. 평소 심술궂어 주인에게 꾸지람을 많이 들으나 기운이
최병식 편집국장얼마전 영천시농업기술센터에서 직원들을 상대로 소통 간담회를 열었다고 들었다. 물론 전직원을 상대로 하는 행사지만 특히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MZ세대(199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공무원을 배려한 교류와 소통의 자리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일을 바탕으로 조직에 새로운 집단지성을 만들고 활력을 불어넣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공무원! 중앙과 지방, 직위를 떠나 임용 자체로 선망의 대상인 시대가 있었다. 그렇다고 한물간 것은 아니지만 직업 자체가 매력있어 상한가를 날리던 때는 좀 지났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렇게 매
한 관 식 작가욕조(7)미주는 샤워기보다 찰랑거리는 욕조를 선호했다. 그렇다고 오래 씻는 건 아니지만 잠깐이라도 욕조에 물을 받아 온몸을 맡겼다. 물 부족 국가인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부적격이지만 매력발산의 도화선을 지핀 데는 적격이었다. 상상해보라. 미끈한 몸매로 꽉 찬 욕조 안에서 약간의 뒤틀림으로 중요부위를 가리는 센스를. 그리고 게슴츠레한 눈매에 벌어진 입술과 정복해야할 봉우리처럼 솟아있는 가슴과 엉덩이를. 언제든지 받아들일 듯, 거부할 듯 종잡을 수 없는 새침한 벌거숭이를.욕조는 미주를 기억하고 있었다. 마치 침묵하고 있던
원감 해공대한불교 조계종 보현산 호국 충효사 회주사회복지법인 충효자비원 이사장 (지난호에 이어) 참된 신심이 없으면 참다운 평안도 없다요즘은 사찰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이라 불사도 여의치 않을 것 같은데 어떠신지요?국가적으로 경제가 위기상황에 놓여 있지만 국민들이 어떻게 마음을 먹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위기상황은 호기 상황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지금 어느 곳이나 불사중인 곳은 모두 힘든 상황입니다. 좀더 사찰을 기도도량답게 가꾸기 위해 불사를 시작하였으나 자재비가 오르고 그나마 자재도 제대로 공급받기가 어려워 예정했던 시기에 회향
양 삼 열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불교문화대학원 교수풍수지리학 박사 경북 청송군 청송읍 덕리에 가면 청송심씨의 시조 심홍부의 묘소가 있는데 이 묘를 최초 조성한 경위는 명확하지 않다. 그는 고려 충렬왕 때 문림랑(文林郞)으로 위위시승(衛尉寺丞)을 역임하였으나 나머지 행적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전하지 않고 그의 증손 심덕부에 이르러 청송을 본관으로 삼았다고도 한다. 심덕부의 다섯째 아들이 심온인데 심온의 딸이 세종의 비 소헌왕후(1395~1446)이고 그들은 조선조에서만 상신 15명, 대제학 2명, 왕비 3명, 부마 4명, 영의정 9명 등
최병식 편집국장물가는 천정부지 치솟고 서민 경제는 쪼그라들면서 세상이 뒤숭숭하다. 솔루션을 못찾는 정권은 사사건건 이전 정부 탓이다. 정권을 받았으면 어려운 문제라도 해결할 의지를 보여야 하는데 내내 전 정부만 탓하니 지나치다 못해 약간 졸렬하다는 느낌이다.최근 한통의 이메일로 영천시와 영천시의회의 물밑 관계가 자못 심상찮다. 민선8기 집행부와 제9대 의회가 구성되고 긍정적이고 물리적 변화도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갈등을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견제와 비판을 통한 경쟁이 조직이나 공동체의 성공과 발전으로
조충래전원생활체험학교장본보 논설주간 산남의진유사(山南義陣遺史) 76p의 기록이다.『비도(匪徒)들이 또 궐기하여 황해도 구월산에 웅거하고 그 지방을 소란케 하니 민심이 이산(離散)되어 유언비어가 나날이 격심하게 되었다. 조정에서 이것을 토평코자 하여 의견을 채택할 제, 혹은 국군을 파견하자 하고 혹은 일본군에 의뢰하자 하여 양단간에 의견이 결론을 못 내리니 시일이 지연되고 치안질서가 더욱 문란하게 되었다. 이를 일본군에 의뢰하면 우리 국가권력은 더욱 미약하게 될 것을 생각한 선생은 죽음을 각오하고 불가하다는 상소를 올렸다.‘신(臣)이
정재진 담나누미스토리텔링연구원 원장 열(烈)유씨(柳氏) 최경제의 아내. 부도(婦道)가 있었다. 시부모 모심에 정성을 다 하였고, 남편 모심에 또한 그와 같아서 이웃과 친척들이 모두 칭송하였다. 정유재란에 팔공산에 숨었다가 급기야 적을 만나도 얼굴 색을 변하지 않고 품속의 칼로 스스로 목을 찔러 죽자 적들이 놀라 달아났다. 만력 기유년에 정려됨. 정씨(鄭氏) 사인(士人) 정응기(丁應璣)의 아내. 만력 정유년 시부모와 더불어 신산으로 전쟁을 피해 갔다. 적이 갑자기 이르러 먼저 시아버지를 죽이고 또 그 시어미를 죽이려 하면서 핍박하자
청렴도 높이기 위해 모두가 심기일전 해야한다 영천시가 지난달 26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 전국 75개 기초자치단체 시 부문 종합 3등급을 받았다. 전년 대비 등급을 올리지 못한채 제자리 걸음인 3등급을 받았고, 공직자 내외부 업무처리 부패인식은 여전히 하위 수준인 4등급을 벗어나지 못했다. 권익위는 매년 중앙부처,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등 전국 500여개 공공기관의 청렴 수준 및 부패유발 요인을 평가해 매년 이맘때 공개하고 있다. 권익위는 올해부터 새 평가체제를 수립해 적용했다. 설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