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선거 기간이 끝났습니다. 눈부신 벚꽃 사이로 현수막에 새겨진 강렬한 문구들을 실컷 봐왔으니 식상함을 넘어 피로감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선거판을 따라다니다 보니 봄이 오고 가는 줄 모르고 보낼뻔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이제 봄 이야기나 좀 해보려 합니다.봄하면 먼저 떠오르는게 학창시절에 배운 ‘상춘곡’입니다. 흥겨운 정취가 묻어나는 가사작품은 봄의 풍류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조금만 옮겨 보겠습니다.桃花杏花(도화행화) 夕陽裏(석양리)예 퓌여잇고,(복사꽃, 살구꽃은 석양 속에 피어있
(지난호에 이어)그러니 어떻게 여자가 남자와 동등한 인격체라는 것을 알았겠습니까? 그들에게 여자는 하녀처럼 일만 하는 존재일 뿐이었습니다.이는 관습만 그런 것이 아니라 법으로도 그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 당시를 다스리던 ‘마누법전’이라는 것을 보면 여자에게 결혼이라는 것은 마치 종의 굴레를 씌우는 풀무질과 같은 것으로써 결혼과 더불어 여자는 남자에게 완전히 구속되어 남편의 부속물이나 또는 종이나 하녀가 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고분고분하게 복종하고, 남편의 요구에 따라 무엇이든지 부족함 없이 다 이행해야만 비로소
에어포켓(23)누구에게나 자신의 바다를 품으며 살고 있을 것이다. 서화인의 바다는 파도소리가 자욱한 물안개로 덮여있었다. 선박이 끊긴 부두에는 오래된 방파제가 건들거렸고 사연 많은 해풍이 넘나들었다. 먼 바다를 실어 나르는 물결이 잦으면 갈매기가 떼로 날거나 백사장에 발자국을 남겼다. 비린내는 푸른 멀미처럼 찾아오고 바닷가에서 밀려난 폐선들이 소리 내어 흔들거렸다. 등대의 불빛은 한 움큼씩 던져지고 모난 성질을 다독여 몽돌을 따글따글 굴리고 있었다. 뱃고동 소리는 짠물 속을 지나가는 어선들의 살점처럼 느껴졌다. 팔베개를 한 서화인은
동사 골때리다는 황당하다는 뜻이다. 뼈때리다는 동사는 없지만 ‘뼈를 때리다’는 관용어는 정곡을 찌른다는 뜻이다. 오늘 [글밥]은 뼈때리다의 잘못과 뼈를 때리다와의 혼돈을 피하면서도 적실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뼈 때리는 이야기’라고 썼다. 뼈와 때리다를 띄어쓴 것이다.실제 골을 때리면 어찌 될까? 죽는다. 실제 뼈를 때리면 어찌 될까? 고꾸라진다.무릎에는 뼈와 뼈 사이에 연골이 있다. 이 연골은 아래뼈 위쪽으로 오(ㅗ) 자 모양으로 돼 있다. 연골이 있어 무릎 위뼈와 아래뼈가 부드럽게 펴지고 굽혀진다. 물론 두 다리로 멀쩡하게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이 영천 과 청도의 유권자들로부터 사실상 압도적 선택을 받았다. 앞서도 수없이 강조했지만 어느 선거가 중요하지 않으랴마 는 이번 선거 역시 우리에겐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선거 였다. 그만큼 당선된 이만희 국회의원에 거는 기대감에 책 임은 크고 막중하다. 지역의 위기를 극복해 내고 한발 앞으 로 가는 발전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경쟁 후보자들과의 사소한 말싸움이야 차 치하더라도 현직 기초자치단체장인 최기문 시장과의
양강연(羊江淵)195)은 백학산(白鶴山) 아래에 있고, 가까이에 약천(藥泉)이 있다.(원문) 羊江淵 在白鶴山下 傍有藥泉 박연(朴淵)196)은 고을의 서쪽 30리에 있으며, 임진왜란의 전적지가 있다. (원문) 朴淵 在郡西三十里 有壬辰倭亂戰蹟 동강탄(桐江灘)197)은 고을의 남쪽 10리 완귀정 아래에 있다.(원문) 桐江灘 在郡南十里 翫龜亭下 서호(西湖)는 고을의 남쪽 20리 강정(江亭) 아래에 있으며, 진사(進士) 조병소(曺秉韶)198)가 호수 위에다 정자를 지었다.(원문) 西湖 在郡南二十里江亭下 進士曺秉韶築亭于上 옥대폭(玉臺瀑)은 고
남석인자는 우팔, 본관은 영양으로 경재 천주의 후예이다. 평소에 뜻과 절조가 있었는데 천하가 크게 어지러워지자 처음에는 남석우의 군포(郡炮)로 종사하였다가 병오년의 창의에 눈물로 맹세하고 의병진에 종군(從軍)하였다. 서기 1907년 정미 봄 산남의진에서 지휘의 임무를 받아 이세기와 더불어 여러 고을에서 의병을 모집하고 수집한 군기(軍器) 등 물건들을 동대산과 보현산 두 산의 가운데 묻어두었다가 사실이 누설되어 두 사람이 동시에 붙잡혔다. 이세기는 힘이 좋은 사람이라서 호송되는 도중에 탈출하고 남석인은 혼자 대구 감옥에 갇혔는데 적이
(지난호에 이어)이는 바로 겉모습이 그럴듯하다고 믿고 있었던 어리석음에서 빚어진 일입니다.‘불반니항경’에 보면 “겉모습이 그럴듯하다고 다 좋은 사람이 아니다. 그 뜻이 청정하고 정직해야 좋은 사람이니 공연히 겉모습만을 꾸미지 말고 또한 겉모습만을 보고 사람을 평가하지도 말라”는 부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사람들을 관찰해 보면 법을 잘 알기만 하는 사람이 있고, 그 법을 다른 사람들에게 잘 설명해 주는 사람이 있으며, 아주 열심히 법에 어긋나지않게 사는 사람이 있고, 법을 잘 아는 것만큼 법을 이용해 나쁜 일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에어포켓(21)표현봉은 작업대에 집게로 고정한 4절 켄트지위에 컴퍼스와 삼각자를 올려두고 4B연필을 손에 쥐었다. 이제껏 보지 못한 색다른 방법의 접근이라서 내심 기대가 되었다. 언제부턴가 학생모드로 돌아선 자신의 마음가짐을 고맙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자칫 무료해지거나 태만해지기 쉬운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배우고자하는 열정이라 생각했다. 간신히 빠져나왔다고 생각되는 은둔형 외톨이에서 잠재적 범죄자에 이르기까지 피폐한 삶에 갇혔던 과거청산을 위해서라도 가일층 세상과 어우러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열린 마음에서 그 해답을 찾을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바야흐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예비후보들 선거사무소마다 대형 현수막이 나붙었고 선거운동정보 문자도 쏟아지고 있다. 갈수록 각종 행사장과 지역 선거구를 돌며 명함을 배부하는 예비후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여기에 경선을 신청했다 물먹은 후보들은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후보 단일화 작업도 마쳤다. 이제 조금씩 본선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면서 지역이 큰틀에서 양자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편이 갈라지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정치가 패거리 정치에 발목이 잡혀 있
대구시 동구 둔산동에 가면 옻골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마을 주변에 옻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이곳에 옻나무가 많아진 이유는 마을의 기운을 보호하기 위해 심어졌다는 풍수비보 차원의 이야기가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내용인 즉, 옛날 동네 가운데에 정자가 있었는데 지나가던 노인이 정자에 올라 주위를 살펴보고는 ‘이 마을의 정자에서 앞쪽 저 멀리 흐르는 금호강 물이 보이면 지기가 쇠하여 마을이 망할 것이다.’란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런 후 홍수로 금호강 물이 보이자 이상하게도 주변에 울창했던 나무들이 말라죽고 동네 주민들
에어포켓(17)목요일은 수강생을 위한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작업실 가운데를 널찍하게 치우고 수강생들은 저마다 자리를 차지하여 누드모델 뎃생 수업을 했다. 석고 뎃생에서 한 단계 넘어간 누드모델 뎃생 수업은 수강료도 올랐지만 그만큼 저마다 진지해져 있었다. 남의 벗은 몸은 동성적이라 하더라도 시선을 끌 충분한 매력은 있었다. 수업 시작 전에 공간 확보와 수업이 끝난 뒤 원위치가 내 몫이었다. 수업시간에는 모습을 숨기기 위해 구석진 곳에 가림막 커튼 뒤에 몸을 숨기고 있어야 했다. 몇 번 호기심에 커튼을 살짝 걷고 누드모델에게 관심을
선주암(仙舟巖)은 수도(修道)폭포160)의 곁에 있다. (원문) 仙舟巖 在修道瀑布傍병풍암(屛風巖)은 고을의 서쪽 45리에 있다. (원문) 屛風巖 在郡西十五里봉암(蜂巖)161)은 고을의 북쪽 30리에 있다. 함계(涵溪) 정석달(鄭碩達 1660~1720)의 시(詩)에 읊기를,“홀로 푸른 호수 위에 섰더니어린 복숭아가 첫 꽃을 피울 때라 한가로이 읊조리다 돌아갈 길 잊었더니시흥(詩興)이 꽃과 가지에 남았네” 라고 하였다. (원문) 鳳巖 在郡北三十里 涵溪鄭碩達詩 獨立靑湖上 小桃初發時 閒吟忘去路 詩興在花枝조옹대(釣翁臺)162)는 고을의 북쪽
(지난호에 이어)베풀면서 사는 것이 행복이요, 좋은 가르침을 받아 온순하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입니다. 베풀면서 사는 사람과 다른 이의 가르침을 들으며 사는 사람의 마음에 불행이 있을 수 없습니다. 늘 행복한 마음으로 충만하게 되어 있습니다. 많은 돈을 보시하는 생활보다 보시하는 그 마음을 낮출줄 아는 사람이 복을 받으며, 그렇게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은혜를 알고, 겸손하게 사는 사람이 복을 받습니다.20세기 최고의 부자였던 앤드루 카네기라는 사람은 “부자인 채로 죽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하면서 평생 모든 재산을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공간에는 기(氣)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러한 기의 발생은 하늘에서 만들어지는 천기와 땅에서 발생하는 지기가 있다. 풍수에서는 이러한 기운들을 잘 다스려 생전에는 인간생활에 건강한 삶을 제공하고 사후에는 망인의 평안과 더불어 후손들의 발복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풍수하면 먼저 명당이란 단어가 떠오르고 명당은 곧 좋은 땅, 좋은 장소를 연상하게 한다. 그러나 풍수에서의 명당이란 정확히 말해 양택에서는 집 건물이 들어설 자리가 아닌 건물 앞의 넓은 마당, 음택에서도 시신이 누워있는 묘소 앞쪽에 넓
에어포켓(16)서화인의 몸은 남편의 폭력을 기억하고 있었다.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움찔움찔하거나 어떤 때는 아낌없이 밀착되어 내 숨통을 죄여오는 압박감을 주기도 했다. 아마 스스로 터득한 섹스의 자세라고 넘기기에는 미안한 면이 없지 않았다. 틀림없이 불안과 공포가 내재된 몸짓이었다. 혼자만의 만족으로 외면한다는 것은 용납이 되지 않았다. 차근차근 대화로 떨쳐내 주고 싶었다. 그전의 상처와 아픔에 의해 움츠려든 섹스의 고정관념을 한 꺼풀이라도 벗겨내 주는 것이 바른길인 것 같았다.“당신의 몸은 초등학교에서 배운 리코더, 단소, 하모니
. 며칠 전 책 제목에 꽂혀 구입했다. 어제 이 책을 읽다가 오랜만에 여러분과 통화를 했다. 양기(陽氣)를 너무 뿜어낸 탓인지 저녁답에 어지럼증이 찾아왔다. 집사람이 삼겹살을 구워줬다. 다행히 현기증은 금세 사라졌지만 평소보다 피곤기는 더했다.이 책은 출간(2013년) 당시 KT에 22년째 근무 중인 채현수라는 사람이 45세에 쓴 책이다. 10년이 흘렀으니 그도 아마 ‘퇴직자’가 됐을 것이다. 이 책은 마흔을 넘는 대한민국 직장 남성 혹은 가장의 삶을 지나치게 상세하게 부정적으로 징징대며
‘우수, 경칩이 지나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말이 있듯이 이제 곧 완연한 봄이 찾아온다. 우수가 지나가고 동면하던 개구리가 잠에서 깨는 시기인 경칩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런 시기에는 따뜻함과 추위가 반복적으로 이어져 낮과 밤의 일교차가 매우 크다. 우리는 이 시기를 해빙기라 부른다.해빙기란 사전적 의미로 얼음이 녹아 풀리는 때라는 뜻이고 보통 2월 말부터 4월 초까지로 본다. 일교차가 큰 해빙기에는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특히 공사현장이라든지 상수도 시설, 아파트 등 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설현장에는 공사 시
탕건봉(宕巾峰)은 고을의 서쪽 10리에 있다. 손후익(孫厚翼)의 시(詩)에 읊기를,“어떤 탕건 쓴 객이 있어단정하고 엄연하게 왕의 마당에 서있네옛 나라에는 왕의 문장 있으니그대에게 기대어 다시 오래 삶을 구하리” 라 하였다. (원문) 宕巾峰 在郡西十里 孫厚翼詩 有何高帽客端儼立王庭 舊國王章在 憑君復壽齡성혈암(聖穴巖)은 고을의 북쪽 40리에 있는데, 기룡산(騎龍山) 바위 속 동굴이 둥글게 휘어져 있어 가히 바람과 비를 피할만하다. 임진왜란 때 선비(사인士人) 이현남(李顯男)이 〔임고서원에 봉안되어 있던〕 성묘의 위판(聖廟位板)을 임시로
산남의진이 창의된 땅 자양은 충효의 정신이 깃든 땅이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 그리고 산업화의 시대적 질곡을 거치면서 산남의진도, 효자에 대한 이야기도 심지어 이 땅 자양에조차 잊혀졌다. 2024년 1월 29일은 잊혀진 효자 이야기를 다시 공론화하며 보현리에 서 있던 김주헌 효자비(金周憲 孝子碑)를 복원하고 ‘효자 김주헌 공원’을 조성하자며 지역의 어른 서른 여 분이 보현자연수련원에 모여 발기(發起)하였다. ‘자양 효공원’이 충효의 정신을 기리는 공간으로 잘 조성되리라 기대하면서, 우재룡 선생에 대한 국가보훈부 홈페이